부지런함과 마음가짐

[ 젊은이를 위한 팡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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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1일(목) 11:28

정약용이 배교한 후 강진으로 유배되어 주막집에 기거할 때에 황상이란 15세 소년이 찾아왔다. 정약용은 황상에게 공부할 것(文事)을 권하자, 그는 "선생님 제가 세 가지 병통이 있습니다. 첫째는 둔하고, 둘째는 앞뒤가 꼭 막히고, 셋째는 답답한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정약용은 이렇게 대답한다.

"첫째 외우는데 민첩한 사람은 소홀한 것이 문제다. 둘째 글짓는 것이 날래면 글이 들떠 날리는 것이 병통이다. 셋째 깨달음이 빠르면 거친 것이 폐단이다. 대저 둔한데도 계속 천착하는 사람은 구멍이 넓게 되고, 막혔다가 뚫리면 그 흐름이 성대해지고, 답답한 데도 꾸준히 연마하는 사람은 그 빛이 반짝반짝하게 된다. 천착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지런해야 한다. 뚫리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지런해야 한다. 연마하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지런해야 한다. 네가 어떤 자세로 부지런히 해야 할까? 마음을 확고하게 다 잡아야 한다."

부지런함은 마음가짐에 달려있다고 정약용은 설파하였는데 성경도 그렇다. 게으른 자는 다스림을 받고, 부지런한 자는 다스리는 자라고 하였으며, 사람의 부귀는 부지런함이라고 하였다. 부지런함은 곧바로 쉽게 뚫리지 않는 구멍을 뚫기 위하여 날마다 동일한 일을 반복하면서도 낙담하지 않고 또 다시 도전하는 마음이다.

마음을 다스리면서 공부하는 것은 지겨움과 성과없음과의 싸움이다. 그리하여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용사보다 나으니라(잠16:32)"고 하였다. 쉽게 몸에 익숙해 지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말자. 부지런함이란 무엇인가? 성과없는 나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때까지 버티어 내는 것이다.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면 태어나자 마자 눈을 뜨고 걷고 뛸 수 있는 아프리카 초원의 가젤은 잡아먹히는 동물이지만, 유아기와 성장기가 수 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 사자와 코끼리는 잡아먹고 지배하는 동물이 된다. 성과가 없어 보이는 유아기와 성장기에 부모와 스승에게 얼마나 철저하게 매달리면서 배우느냐에 따라서 성인이 된 다음에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이 결정된다.

예수님도 30년을 참고 기다리시면서 육신의 아버지에게서 배우고 또한 배운 다음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시면서 인류의 구세주와는 거리가 먼 일을 하셨다. 구세주와는 거리가 먼 일에 많은 시간을 잃은 것 같았지만, 그 재미없고 성과없어 보이는 그 일에 전념하셨기 때문에 구세주로서의 사역을 완성하실 수 있었다.

예수님은 부지런함의 대명사이다. 찾아오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아서 "식사할 겨를도 없었으며"(막3:20), 새벽이면 기도하시고, 제자들을 하루 종일 가르치시고, 사람들의 병을 고치시고, 말씀을 전하시고, 저녁이면 밤이 맞도록 기도하셨다.

성경은 말한다. "구제하는 자는 성실함으로 다스리는 자는 부지런함으로…"(롬12:6-7). 부지런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야 다스리는 지도자가 된다. 부지런하려면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르게 정립하는데 있다. 다윗은 청소년 목동시절에 자신을 탓하지 않고 밤하늘을 보면서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 것을 보면서 찬양할 수 있을 정도로 하나님을 가깝게 하였기 때문에 그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골리앗을 무너뜨리고, 사울을 용서하고, 왕이 되어서 하나님으로부터 "너희는 다윗만 같아라"라는 칭찬을 들었다.

차종순총장/호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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