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자선 범위 넘어 삶의 질 향상에 기여

[ 교계 ] 기독교사회복지 한자리-기독교사회복지 엑스포 2010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0년 11월 10일(수) 14:59
"한국교회는 사회복지사업에 얼마 만큼 참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민간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업의 70%정도가 기독교와 직ㆍ간접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쉽게 답을 한다. 이같은 결과는 다른 어떤 종교단체나 사회기관이 따라 올 수 없음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평가하는 한국교회는 대사회적인 기여도가 낮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어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보게된다.

이러한 현상이 왜 발생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결론을 내리면 한국교회의 역량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각각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가르침에 따라 대외적으로 나타내 보이기 보다는 숨어서 봉사하기를 즐겨했기 때문이라고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이다.

2005년에 제1회 기독교사회복지 엑스포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행사를 할 필요가 있는냐"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한 대답은 "대사회적으로 한국교회가 감당하고 있는 내용을 소개하고 실추된 교회의 이미지를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교회는 성장 둔화에 이어 교세가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결과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른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의 실추이다. 최근들에 우리사회는 한국교회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하고 있다. 심지어는 인터넷상에 한국교회의 안티 사이트까지 생겨나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한다. 이같은 일들이 지속될 경우 한국교회의 미래는 불투명하다는 것이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한국교회가 갖고 있는 장점을 대외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데에 공감함과 동시에, 현재 교회가 진행하고 있는 사회복지 활동을 대사회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5년전에 1차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를 개최한 후 5년이 지난,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여의도순복음교회 일대에서 제2차 기독교사회엑스포가 개최됐다. 각 분야별로 부스를 마련하고 사회복지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교회, 기독교 기관 등이 각각의 사업을 소개했다. 또 14개 분과로 나누어 세미나를 개최함으로써 현실에 대한 평가와 함께 앞으로의 과제도 제시했다. 전시회에 참여한 단체는 12개 분과와 각 교단의 사회선교 기관까지 포함해 90개가 넘었다. 분과별 세미나 이외에 여성대회 사회복지인대회 국제심포지엄 등이 함께 진행됐다.

지난 1회 엑스포에 비해 다양한 기관과 사업들이 소개된 이번 엑스포는 기독교 사회복지사업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규모가 확대되고 보다 조직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음을 평가됐다.

14개 분과로 나누어져 진행된 분과별 세미나는 전통적인 사회복지 분야(노인 아동 가족 장애인 의료복지 등) 뿐만 아니라 최근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복지분야까지 포함돼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번 분과 세미나에는 지역복지분과와 별도로 '지역사회와 교회분과 세미나'를 개최함으로써 지역사회 복지와 발전에 실질적으로 교회가 참여하는 방언 등이 사례와 함께 연구됐다. 이 세미나에는 '한국교회와 지역사회복지'를 주제로 강의가 진행된 후 과천소망교회 문화사역, 거룩한빛광성교회 해피뱅크, 사랑의교회 이웃사랑부 등이 사례로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또한 올해초에 발생한 아이티 지진 피해지역에 대한 구호활동이 한국교회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됐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구호와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됐다. 해외구호분과 세미나에서는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이 '한국교회와 재난지역의 긴급구호'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면서 한국교회를 향해 기독교 본질로의 회귀를 통해 이미지 개선과 보여주기식의 홍보활동을 지양하고, 순수한 지원에 나설 것을 주문했으며, 교회와 단체 각각의 지나친 경쟁을 넘어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엑스포에서는 또 이주민들에 대한 관심도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다. 다문화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안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와 안산이주민센터, 국경없는마을 등이 부스를 마련하고 사역을 공개하기도 했으며, 이주민에 대한 세미나가 '다문화 분과'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이 분야 기조발제에서는 다문화 영역에서 기독교의 주요 활동 사역으로 외국인근로자 지원, 국경없는 마을 운동, 이주노동자 심방, 외국인노동자 사망자의 유골함, 재한몽골학교, 이주민의 쉼터, 다문화대안학교, 결혼이주여성 리더육성 등의 사역이 소개하면서 다문화 사역에 참여하고 있는 기독교 기관들의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문화 분과에서는 특별히 이주 여성들에 대한 관심을 요구하며 "교회는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다문화가정 여성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돌보아야 할 당위성이 있음"을 강조하고, "교회의 규모와 특성에 따라 실천 가능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교회내부와 외부의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통해 다문화 가정 여성의 욕구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엑스포가 열리는 3일째인 15일에 개최된 '기독교 사회봉사와 영성'은 사회봉사 활동과 영성을 결합함으로써 보다 교회 사회복지사업을 기독교적으로 해석해 냈다. 설교를 겸해 발표된 기조강연 '한국교회 사회봉사의 기반으로서 영성'에 이어서 발표된 사례에서는 '영성과 사회봉사'라는 주제로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교회의 사례가 소개됐다. '한국기독교 성육신의 영성과 사회봉사'를 제목으로 한 한국교회 사례 발표에서는 기독교인에게 있어서 사회봉사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의 자연스러운 반응 △자기 초월, 즉 영적 성장의 과정 △삶을 통합시키는 프로젝트 △의식적 참여 △하나님 경험의 현장 제공 등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이 발표문은 귀일원 운동과 다일공동체 운동을 사회복지와 영성을 연결한 활동으로 보고 설명한 후 "두 운동은 사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오히려 그 활동이 중심이 아니라 영성훈련과 영성생활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예수를 사랑하고 따라 살려고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사회봉사를 할 수밖에 없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결론을 내려 사회복지 활동과 영성이 무관하지 않음을 주장했다.

한편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 주최측은 이번 엑스포 개최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성서적 요구가 있음을 분명히하고, 사회적 시대적 교회적 사회복지적 요구가 있음을 제시했다. 특히 시대적 요구와 관련해서 "교회의 사랑 실천은 전 근대적인 구제와 자선의 차원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추구하는 전문적 사회복지의 기능과 역할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으며, 교회적 요구로도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신 그리스도의 사역을 받아들여 사람의 영적인 문제뿐 아니라 신체적,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더 나아가 환경적 문제들까지도 함께 돌보는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교회 사회복지의 범위를 넓혀야 하는 과제가 있음을 제시했다.

이번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는 교회가 참여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복지 사업을 전시와 세미나를 통해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러나 한정된 공간 등으로 인해 대외적으로 교회의 사회복지 활동을 알리기에는 2%의 부족함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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