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담Q&A ] 김형준목사의 신앙 상담 Q & A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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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27일(수) 16:49
Q: 저는 40대 후반의 나이에 대학생 자녀를 둔 집사입니다. 저는 신앙을 갖게된 계기가 있습니다. 8년 전 남편의 외도로 제 마음을 이 세상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는 분노와 배신감으로 고통스러웠을 때 친구의 권유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큰 태풍과 같은 소용돌이가 몰아 쳤지만 이 일은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남편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같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형적인 모든 문제는 다 해결되어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는데 지금 제 마음은 남편이 용서되지 않는 것입니다. 조금만 힘든 일이 생겨도 어느새 남편을 원망하게 되고, 남편 때문에 힘든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으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제가 남편을 원망하면, 남편은 다 지나간 일로 자기를 괴롭힌다고 역정을 내고, 자신은 지금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왜 그러냐고 반문합니다. 남편의 말이 맞다고 인정이 되면서도 제 마음에는 견딜 수 없는 미움과 서러움이 올라옵니다. 저는 이미 그때 다 용서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 문제가 저를 이토록 괴롭히고 있는 것일까요? 신앙생활을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너무 힘듭니다.
사람이 받은 상처는 세월이 흘러도 없어지거나 흐려지지 않습니다. 그 사건이 해결되거나 지나가면 현상적인 것은 사라진 것 같지만 다른 모양의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힘들게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더 깊게 내면을 멍들게 만들어서 세상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변형시켜 놓게 됩니다. 집사님이 그토록 힘들어하는 것은 남편의 외도가 준 마음의 충격과 상처를 당시 외형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급급해 제대로 살피고 치유하지 못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아직도 그것에 대한 아픔과 고통을 느끼고 있다면, 이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일로 괴로워 하는 것 보다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직 나에게 남아있다고 이해하시면 조금 편안해 지실 것입니다. 큰 문제를 작게 조각내어서 해결하면 훨씬 편안하게 풀어갈수 있거든요. 그리고 힘든 일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인해서 정말 귀한 신앙생활을 하게된 것도 소중한 것입니다. 정말 만약인데, 그런 일이 없었다면 남편이 지금처럼 잘 하실 수 있으까 하는 것도 생각해보세요. 인생은 잃어버리는 것이 많은 것 같지만 그 가운데 얻어지는 것도 많은데, 안되는 것, 잃어버린 것, 좌절된 것만 생각하니까 마음이 많이 아픈 것이지요.
중요한 것 두 가지를 꼭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용서는 과정입니다.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처음 용서하기로 마음먹고 결단했던 것을 그 생각이 들 때마다 처음 하셨던 것처럼 또 그렇게 용서하시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일어난 과거의 일들을 바꿀 수 없지만, 그 사건이 자신의 미래에 영향을 어떻게 미치게 하느냐는 오늘 내가 선택하는 것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김형준목사/총회 목회상담지원센터 소장, 동안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