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랜드의 가을 들꽃처럼 신선한 향기'

[ 윤경남의 문화유적지 산책 ] <16> 윌터 스콧의 하트 오브 미들로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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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27일(수) 15:37

에든버러의 세인트자일스대성당 앞에 지은 옛 형무소 '하트 오브 미들로디안'은 1817년에 철거되고, 월터스콧의 웨이벌리 이야기에 나오는 '하트 오브 미들로디안'이 그 다음 해에 소설로 부활한다.
   
세인트 자일스교회 앞에 자리한 하트 오브 미들로디안.

에든버러 로열 마일 거리 한 가운데엔 하트 모양의 조약돌 모자이크가 보인다. 1974년에 지방정부가 에든버러와 미들로디안지방의 분 기점으로 다시 만든 것이다.

그 하트형의 모자이크 위에서 시작한 거리의 축구팀이 지금은 세계적인 축구단이 되었는데, 그들은 이 하트 무늬와 똑 같은 문장과 이름을 가진 '하트 오브 미들로디안' 축구팀이다. 

월터 스콧이 쓴 '하트 오브 미들로디안'은 1715년 부터 1736년사이에 일어난 쟈코바이트 반란기간 중에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포티어스 폭동이 시대의 배경이 된다.

사형 선고를 받은 윌슨이 함께 선고받은 동료 로벗슨을 톨부스 교회에서 죄수를 위한 마지막 예배 중에 도망치게 하고 혼자 교수형을 받는다.

그 때 수비대장 포티어스가 과잉수비로 애꿎은 시민들에게 총을 쏘고 자신도 린치당하는 사건이 주제이지만, 또 다른 주제인 지니 딘과 에비 딘 자매 이야기가 하일랜드의 가을 들꽃처럼 신선한 향기를 전해준다.

지니는 신실하고 보수적인 스코틀랜드의 전통장로교인 가정에서 자랐는데, 유아살해라는 누명을 쓰고 옥에 갇힌 동생 에피를 위해 재판에서 위증한다. 그리고 동생을 구하기 위해 에든버러에서 런던까지 14일 동안 걸어가 아가일백작의 도움으로 왕실의 사면을 받아 목적을 이룬다.

지니가 자신의 종교에 어긋나지만 동생을 구하기 위해 위증하는 행위는, 마치 예수님이 안식일에 배고픈 제자들을 위해 밀 이삭을 잘라 요기함으로서 안식일의 율법보다 사람의 생명이 더 귀중함을 알린 일과 비슷하다.

지니는 톨부스 장로교회(지금은 에든버러 축제 안내소가 됨) 버틀러 목사를 사랑하여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것으로 소설이 마무리 된다.

스콧의 소설에서 첫번 째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지니는, 지금까지 남주인공에게 선택되어 온 여주인공의 개념을 깨고 여성의 내면에 잠자던 숭고하고 적극적인 강한 성격이 신앙을 통해 목표를 성취하는 새 여인상을 보여준다.

옛날에 죄수들이 요행을 바라며 침을 뱉던 '하트 오브 미들로디안'이, 이제는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그 하트의 한가운데를 차지하려고 하는 걸 보면 에든버러는 참으로 축복 받은 도시이다.

글 사진  윤경남
토론토 세인트 자일스교회ㆍ국제펜클럽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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