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고민, 교회에서 해결하세요

[ 마이너리티 리포트 ] <우리 함께 걸어요> 돈 없이 영어 잘 하는 법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0년 10월 26일(화) 18:37

'영어(English)'는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우리 사회에서 영어는 성공, 경쟁력, 세계화를 위한 필수조건처럼 인식되고 있다. 요즘은 초등학생은 물론 유치원생들까지 영어에 목을 매고 있고, 상위 학교에 진학해서도 영어는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밤낮으로 단어를 외곤 한다. 일부 부모들은 영어로만 수업을 하는 국제중학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유치원생에게 한 달에 1백여 만원을 쏟아 붓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부모가 재정적으로 넉넉한 아이일수록 영어를 잘하고, 부모의 재정이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있는 아이들은 사교육은 꿈도 꾸지 못해 실력 격차가 점점 커지는 경우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 대한민국에서는 피할 수 없는 영어 고민

일본의 마케팅 분석가 미우라 아츠시는 저서인 '부모의 격차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를 통해 이러한 현상을 비판해 한국 출판계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6학년까지의 자녀를 둔 28~47세의 학부모 1천4백43명을 설문조사하여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아이의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조사했다. 그는 어떤 부모를 만났느냐에 따라 자녀의 미래가 결정돼 버리는 '격차의 유전'에 대해 비판하며 부와 학력의 세습에 따른 사회 불균형 현상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고민은 교회의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신앙으로 아이들을 양육한다고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에서 사는 이상 자녀의 영어 실력에 대한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돈 없이도, 혹은 적은 재정으로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소리내어 읽기'는 만병통치약

서울교회(이종윤목사 시무)의 주일예배에서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 동시통역 봉사를 하고 있는 김사라권사는 '소리내어 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 권사는 "어떠한 언어라도 빨리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귀, 입, 눈 훈련이 각각 필요하다"며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10년 이상 영어를 공부해오고 있지만 외국인을 만나면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이유는 입으로 말해보지 않고 귀로 들어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대학에서 지리를 전공한 후 학교 선생으로 6년간 재직을 하던 김 권사는 어떻게 영어를 잘할 수 있게 되었을까? 일단 김 권사는 평소에 영어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학교 선생으로 재직하는 동안 6년간 집중적으로 영어를 공부했다고 한다.
 
그녀는 영문과 학생들도 다 읽는 경우가 거의 없는 노튼 영문학 개론(Norton Anthology)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정도로 열심을 내어 공부하곤 했지만 최근에서야 깨달은 비결은 '소리내어 읽기'라고 밝혔다.
 
김 권사는 "영어 원서 읽기 클럽에 참석해서 보면 3~4년 참여하신 분도 내용은 다 파악하시지만 말을 하나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본문을 10번 정도 소리내어 읽기를 반복해 외울 정도가 되게 하라"고 충고했다. 그녀의 말대로 영어 교육 전문가들은 '소리내어 읽기'를 영어에 있어서의 만병통치약으로 부르기도 한다.

# 영어성경을 읽어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영어성경공부를 인도하고 있는 이창영목사(영어명 Danny Leeㆍmitsisa.com대표)는 영어성경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986년 미국으로 유학을 간 경험이 있는 이 목사는 신앙과 영어를 동시에 증진시킬 수 있는 영어성경 읽기야말로 기독교인이 실생활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영어공부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한, 영어성경으로 삶을 나눌 수 있는 모임에 참석해 자신이 묵상한 내용에 대해 나누어볼 것을 제안한다. 실제로 그가 인도하는 영어성경공부에서는 그날의 인도자를 정해 영어로 질문을 만들고, 영어로 모임을 진행해나가면서 말하기 듣기 등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목사는 모임을 가질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심도있는 질문을 만드는 연습이 빠른 시간 내에 영어실력을 키울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외에도 외국 목사들의 영어 설교를 반복해서 듣는 것도 리스닝 향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충고한다. 목사들의 발음은 비교적 정확하고 말의 속도도 목사마다 다양함으로 영어 듣기 연습에 좋은 교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목사는 교인 및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영어성경공부를 진행하고 있다.

# 교회 운영 영어도서관 찾아라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자녀들을 학원에 등록하게 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영어 관련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교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큰 돈이 없이도 자녀들의 영어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명지대학교 교회에서 운영하는 명지어린이영어도서관의 경우는 지난 5월 개관 이후 별다른 홍보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용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영리 목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어서 3개월간 20만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어 학부모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이 곳은 회원제로 운영되어 일정 시간 정해진 인원만 이용이 가능하다. 등록한 어린이는 레벨 테스트를 받은 뒤 도서관을 주 3회 이용할 수 있으며,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며, 단계별로 독서 토론이나 스토리텔링 수업을 받을 수 있다. 토요일에는 회원을 위해 2개의 회화 클래스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대전 대덕구 석봉동에 위치한 예수교대한성결교회 은평교회(엄복용목사 시무)도 지난 2007년 어린이 영어도서관 '위즈덤 하우스'를 열고 지역 어린이 영어 교육에 힘쓰고 있다. 장년 교인이 30명 남짓한 교회에서 마련한 영어도서관이라 더욱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위즈덤 하우스에는 영어책 2천여 권과 각종 영어 비디오 테이프를 비치해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 교회도 영어 교육 위해 나서

이외에도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교회에서 진행하는 영어예배에 참석하는 방법도 있다. 명성, 소망, 온누리교회 등 대형교회에서는 매주 영어예배가 진행되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총회 국내선교부 산하 평화의집(이사장:김점동)은 지난 2009년 2월 원어민 영어학습선교센터 개강, 서울 북부지역 9개 교회에서 영어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어민영어선교센터는 사단법인 경기고용복지지원센터가 서울지방노동청 의정부지청 고용지원센터에서 시행하는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에 참여해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근로자 중에서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여성근로자를 대상으로 영어강사양성교육 과정을 거쳐 선발된 10명의 강사들이 각 교회에 배치돼 원어민 영어교육이 가능하도록 한 것. 노원 밀알 늘빛 의정부영락 신창제일 한마음 창동제일 동산교회 등 서울 북부지역 교회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사업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안정적인 생활을 돕는 한편, 지역의 교회는 저렴한 비용으로 원어민 영어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총회 해양의료선교회(이사장:이순, 총무:윤신영)에서도 정기적으로 도서지역의 청소년들을 초청해 캠프를 열어 자기소개, 영어회화, 특별활동, 마지막발표, 성경 읽기 등의 각종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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