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으로 나갈 수록 교회 안은 한가득"

[ 문화 ] 추수감사절은 거리에서, 성탄절은 골목에서, 부활절은 마을 정자에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0년 10월 20일(수) 15:07

한국교회의 위기에 대한 해법 중 한 방법으로 교회의 다양한 절기들을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축제로 전환 할 때 교회의 호감도가 높아지고 신뢰도를 얻게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총회 문화법인이 마련한 2010 문화목회 2.0컨퍼런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절기 문화 행사' 세미나에서 김명찬목사(대전신대 실천신학)는 "기독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속에서 지역사회의 필요를 찾아 채워주는 강력한 섬김 봉사 활동이 요청된다"면서 "'문화적 영성'으로 무장하고 지역사회의 눈높이에 맞는 문화선교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빈 병에 성도들의 기도제목을 써 넣어 만든 워터풀크리스마스 트리와 그 모습을 보고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성탄의 참 기쁨을 엿볼 수 있다.
성석환목사(안양대 기독교문화)는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긍정적 역할을 하려면 교회 외부의 구성원들도 이해 가능하도록 보편성을 획득해야 한다"면서 "기독교 절기야말고 가장 보편적인 신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기에, 그것의 사회와 공공화의 실천은 외부와의 소통의 폭을 넓히고 한국사회의 시대적 과제를 감당하는 장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교회는 이러한 정책적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지역의 축제나 행사와 교회의 절기를 연계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절기의 사회화 전략'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한국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몇 몇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 동숭교회 워터풀크리스마스
   

워터풀크리스마스는 상업화 된 성탄절의 의미를 다시 회복하고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나눔 캠페인이다.

'워터풀'크리스마스는 말 그대로 물이 풍성한(Waterful) 크리스마스를 의미하는 것으로 생명을 살리는 아기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에 깨끗한 물을 얻지 못해 수인성질병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에게 워터풀(Waterful)한 삶을 선물하는 나눔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생수병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한 후, 교인들에게 받은 기도종이에 기도제목을 적고 1만원의 후원금을 받는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걸린 생수병에 기도용지를 직접 넣으면 끝.

동숭교회는 지난 2008년부터 이 캠페인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NGO단체인 월드비전과 협력함으로써 절기의 신학적 의미를 공공 영역의 사회문화적 과제들과 연관시킴으로써 신학적 의미를 사회화하는 데 성공했다.

매해 모아진 3천여 만 원의 성금은 아프리카 우물파기에 지원됐으며, 이를 통해 월드비전의 공식프로그램으로 채택, 현재 전국 20여 개 교회가 참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상업화된 성탄절을 소비적으로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약자와 소외된 이를 돌아보는 전 국민적인 캠페인으로 승화시키는 데 교회가 일조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동숭교회는 지역의 예술가들이나 생활관련 전문가들과 연계하여 부활절기념으로 교회 벽에 '그림벽화그리기'나 추수감사절기념 '지역주민 달리기 대회' 등을 개최함으로서 지역공동체 형성을 도모할 방법을 제안했다.

또한 부활절에는 장기기증운동에 동참하는 캠페인, 실직자를 위해 일자리 구하기 모임, 추수 감사절에는 감사의 열매를 사회로 환원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 조치원제일교회 뮤지컬 

조치원은 교통의 편리성으로 인해 젊은 층의 주민이 인근 대도시로 유출되어 인구가 노령화되며 감소하는 추세에 있었다.

이로 인해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바뀌어갔고 문화적으로 상당히 낙후된 곳이다. 단적인 예로 조치원에는 아직 영화관도 없다고. 최초의 뮤지컬 공연도 지난 2008년 동교회에서 가졌던 '아름다운 초대'가 처음이었다.

동 교회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뮤지컬 '아름다운 초대'와 '가연아 사랑해'라는 작품을 문화선교연구원(원장:임성빈)을 통해 소개받고,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교회 예배당에서, 그 이듬해에는 지역문화 공간에서 공연을 가졌다.

첫 해 공연을 통해 △교인들에게 문화사역의 필요성 소개 △교회가 지역문화 선도 △교회 이미지 변화 등의 효과를 얻었다면 지난해는 사역의 장을 확대해 지역교회와 주민들이 함께 동참하는 계기가 됐다. 지역 연합회 행사의 일환으로 부활절 즈음에 공연된 공연으로 무엇보다 군청의 지원까지 지원받음으로써 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큰 의미를 지역주민들과 나누는 계기가 됐다.

이종권목사(문화담당)는 "그리스도의 문화를 선포해 나가는 선교적 사명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뮤지컬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지역의 유지와 주민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교회가 문화콘텐츠를 통해 사회적 참여를 확대함으로써 문화적으로 지역을 섬기고 부활의 기쁨을 지역에 알리는 참된 의미의 시작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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