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 이후 … 중국이 달라보이네

[ 선교 ] 세계 이목 '인권ㆍ민주화'에 집중, 선교전략도 변화 필요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10월 20일(수) 11:30

 

   
▲ 류샤오보의 08헌장 서명에도 동참했던 중국 민주화운동가 우쩐롱선생. 그는 민주화된 중국과 통일된 한국이 함께 아시아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큰 비전을 제시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에만 집중돼 있던 세계의 시선이 민주화와 인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8일 중국의 반체제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ㆍ55세)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각국의 석방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강대국들과의 외교에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라는 힘의 논리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던 중국이지만 '민주화'와 '인권'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류샤오보는 20년 넘게 중국 정치개혁운동을 전개해 온 인물로 2008년 일당독재 폐지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08헌장 서명운동'을 이끌었다. 당시 학자, 법조인, 언론인 등 3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헌장에 서명했으며,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 이후 가장 큰 체제 변혁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09년 6월 국가전복선동 혐의로 체포돼 지난해 12월 징역 11년을 선고받아 투옥 중이다.
 
지난주 기자는 중국 민주화 운동가로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쩐롱(武振榮ㆍ61세)선생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1949년 중국 산시성 출생으로 1968년 중국인민해방군에 입대해 19년 간 복무했다. 정치군관 자격으로 접한 서양 서적들을 통해 중국 민주화의 필요성을 깨닫고 집필활동을 전개하다가 2002년 국내에 들어와 중국인 최초로 난민지위를 얻었다. 류샤오보의 '08헌장'에 서명한 3백3인 중 한 명이며, 노벨평화상 추천과 지난주 중국 개혁인사들의 석방 요청에도 동참한 인물이다.
 
특히 중국에서부터 많은 기독교 서적을 탐독한 후 국내에서 하나님을 영접하고 8년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우쩐롱선생은 중국에 대한 한국 국민의 시각과 선교 방향에 관해 여러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이제 한국은 중국의 민주화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중국이 민주화되면 남북 통일도 앞당겨질 것이고, 민주화된 중국과 통일된 한국이 힘을 모은다면 아시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특히 한국 민주화에 있어 교회들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 그는 "한국은 군사독재 시절에도 종교와 언론의 자유, 야당의 견재가 있었지만 이런 민주주의적 기반이 없는 중국에서 교회가 민주화를 견인해 내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에 두가지 기대를 전했다. 먼저 한국에 들어와 있는 중국인들에게 신앙교육과 함께 자유시민이 되는 법을 가르쳐달라는 것이다. 그는 "교회에서 이뤄지는 교제, 나눔, 섬김 등 신앙생활 전반이 중국인들에게 자유로운 삶을 익히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중국교회에 전수해 달라고 말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해 온 한국교회의 경험은 전세계 어느 교회도 가르칠 수 없는 값진 것"이라고 그는 표현했다.
 
또한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는 "중국 대륙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장기적인 선교 전략이 있는가"를 묻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 한국교회가 소외되고 압박받는 사람들 위해 취했던 노력에 큰 감명을 받았다"는 그는 "한국교회가 중국의 압박받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은 물론이고 공산당 이후의 중국도 바라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지금도 중국 곳곳에서는 허가 없이 세워진 교회가 철거되는 과정에서 당국과 기독교인 간의 몸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국내의 중국인들은 "중국의 기독교인들도 위대해졌다. 그러나 아직도 신앙의 자유와 싸워야 하는 것이 마음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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