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수 건

[ 기고 ] 독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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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12일(화) 20:12

손 수 건

저도 한 장요
불쑥 내민 손에
수줍은 정을 담아
새댁이 주신 손수건

시집 간다며
밤새며 수놓은 예물  
시어른들께 나누어 주던
갓 스물 새댁

못할 것 없이 이뤄낼 수 있고
사랑으로 부푼 나이
한 아름 받고도 싶은
설레기만 한 청순(淸純)

받아 쥔 손수건은 까마득한데
네게 준 것만은 잊지 못해
오래 간직하고 또 기억했다니
의지할 곳 따라 떠난 지 50여년!

칠순이 된 아지매는
당숙이 되어 송곳에
찔리는 아픔으로 살아온 나날
심장이 멈출 듯 솟구치누나!

열셋 살길 떠나 이제
젖 냄새 터전 찾아 이순의 중반
그리던 삶의 둥지엔 벽돌만 우뚝,
묻어둔 사연을 꺼낼 수 없구나!


왕솔이 무너지는 소리
마흔에 떠난 낭군이여
서른다섯의 찢기는 아픔을
그 나이만큼 안고 산 당숙모!

엄마 그리움에 지친 딸아이
스승의 온정으로 피어날 땐
고향은 맘으로만 그리워 울고
내색 없이 살아온 반세기

부활의 은총으로 둥지에서 깨어나
찾아나선 고향은 한우물 동네
그 때 받은 손수건 맘을 닦고 또 씻겨
진주로 승화된 당숙과의 만남이여!

김장근 / 장로ㆍ대구수성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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