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실(자녀를 잃어버린 엄마의 고통)

[ 상담Q&A ] 김형준목사의 신앙 상담 Q & A < 1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10월 12일(화) 19:55

Q :  저는 3남매의 엄마이며 교회의 집사입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다고 말할수 없지만 그래도 모태신앙으로 열심히 교회를 다니고 봉사했습니다.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있고 막내는 아들로 6살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어버렸습니다. 지금도 문을 열고 저를 부르며 들어오는 것 같아서 죽은줄 알지만 아직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목사님과 주변 기도해주는 분들이 성경 말씀과 기도로 위로하지만 제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생명과 위로와 치유의 능력이 있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듣고 싶지 않아집니다. 그래서 제가 신앙생활을 잘못했다는 죄책감마저도 듭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벌을 주셔서 사랑하는 아들을 데려가신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매우 복잡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합니까?

 

   
A : 우리가 살아가면서 정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무척 고통스럽고 당황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자녀를 떠나보낸 엄마의 마음을 누가 헤아릴수 있겠습니까?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다가온 것을 통해 도대체 무슨 일이 자신에게 일어난 것인지 이해도 되지않을 뿐더러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잠깐 동안의 이별도 슬픈데 다시는 이 땅에서 함께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견딜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집사님께서는 본인이 하나님을 믿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전혀 위로가 되지못하는 것에 대해 신앙인으로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것과 자신의 잘못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는 죄책감까지 느끼는 것 같습니다.

집사님이 당한 어려움 앞에 무엇보다도 먼저 큰 충격을 받은 자신의 마음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우리 인간의 마음을 유리판에 잘 비유합니다. 그것은 한곳에 부분적으로 충격이 가해졌다고 해도, 유리판 전체가 금이가고 깨어지는 것처럼 어떤 큰 충격을 받으면 우리 마음에 모든 부분이 다 부서지고 깨어져서 마치 모든 것이 다 충격받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자매님의 마음은 모든 것이 다 깨어지고 부서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무엇을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모르고, 어떤 것이든 마음에 담을 만한 여유나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말씀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은 자매님의 마음이 다 깨어지고 부서져서 이 말씀을 담을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죄책감보다는 집사님이 너무 큰 충격 때문에 '내 마음에 어떤 것도 담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또한 여유가 없어서 그렇구나'라고 받아들이시면 좋겠습니다.

주변에 가족이나 가까운 분들이 함께 하면서 위로할 때에 처음 받은 충격이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 일어났던 무감각과 무기력한 마음들이 조금 지나가면서 아픔의 현실을 조금씩 보기 시작합니다. 즉 충격의 단계를 지나서 고통을 느끼는 단계로 진행이 됩니다. 그러할 때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자신속에 있는 분노와 눈물 그리고 고통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현재 집사님은 가족들이나 평소에 가까이 지냈던 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시면서 마음에 고통스럽고 속상한 마음들을 감추지 마시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래도 이 사람들은 조금은 이해할거야'라는 마음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십시오. 이때 가능하면 감정을 잘 쏟아붓는 것이 필요합니다.

잘못해 준 것과 아쉬운 것 그리고 더 잘 해줄 수 있었는데 하는 후회가 들어도 모두를 가까이 계신 분들에게 표현하십시오. 한 가지 더 신경써야 할 것은 건강이 상하지 않도록 음식물과 필요한 최소한의 운동이나 수면같은 것을 잘 섭취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수가 있습니다.

집사님의 고통과 슬픔이 조금 지나가고 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마음에 담겨지는 것들이 있지만, 그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하나님 말씀을 기억하시고, 또한 성경을 읽으면서 하나님께서 여전히 집사님을 사랑하고 계심을 다시 고백할 때에 회복시켜 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집사님을 사랑하는 하나님과 가까운 지체들이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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