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 스스로 정체성 '상실'

[ 교계 ] 주일에 입시, 학부모들 반발...대응책 마련 한 목소리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0년 10월 07일(목) 08:52

"주일은 시험 보는 날인가요?" 

2010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40여 일을 앞둔 지난 2일과 3일, 전국 대학이 2011학년도 첫 논술고사를 치렀다. 하지만 토요일과 주일에만 진행된 논술고사는 기독학생들에게는 주일성수 문제, 기독대학은 정체성 훼손 문제로 불거져 한국교회의 대처가 시급한 실정이다.


더욱이 본교단에 속한 S대학마저도 "논술고사에 응시한 1만여 명의 수험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해 토요일과 주일에 논술고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기독 학부모들은 "기독교대학이 어떻게 주일에 시험을 치를 수 있느냐"며 "학생들에게 적극적인 신앙교육을 해도 어렵다는 상황 속에 신앙의 싹부터 자르는 것 같다"며 교계차원의 조속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본교단 총회가 '다음 세대와 함께 가는 교회'를 주제로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 비추면 기독교대학이 반대의 길을 걷고 있어 교단 차원의 강력한 대응방안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상진교수(장신대)는 "이유를 막론하고 기독교정신을 선도해야 할 기독교학교마저도 주일에 시험을 진행하게 된 일은 심각한 사건"이라며 "근본적인 가치의 문제가 훼손되지 않도록 한국교회는 강력한 대응과 함께 학교와 정부기관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기독교사는 "반 아이들에게 주일날에는 교회에 가서 주일 성수하도록 권유하고 있지만, 정작 기독교학교에서 주일에 시험을 봐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니 도리어 부끄러웠다"며 "신속히 방안들이 마련돼 기독학생들이 학업 때문에 주일에 예배드리는 일까지 고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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