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양원목사의 사랑과 감사

[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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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06일(수) 16:56
 
한 인기힙합 가수에 대한 논란이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가 미국 유명대학을 졸업했느냐가 논란의 초점이다. 그는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증거를 제시하고 있지만, 반대자들은 이러한 증거들을 '못 믿기' 보다는 '안 믿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남이 가졌다는 사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받아드리기 힘든 일인 듯하다. 한국 거주 한 외국인 기업가는 한국인의 문제가 '배고픔'이 아니라 '배아픔'이라고 지적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부끄러운 옛 속담도 있다. 고대 로마의 한 시인은 "시기심은 살아있는 자에게서 자라다, 죽을 때 멈춘다"고 말했다.
 
인간이 운명적으로 내재된 시기심을 버릴 수 없다면, 차라리 좋은 시기심을 키우는 것은 어떨까? 바울을 시기하던 사람들이 바울이 옥에 갇히자 내심 기뻐하며 전도에 더욱 힘썼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바울은 '전파되는 것은 그리스도'라며 오히려 그들의 시기심을 기뻐했다.
 
지난 9월 27일은 사랑, 용서, 화해의 삶을 살았던 손양원목사 순교 6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총회 임원회가 여수 애양원교회로 가서 60주년 기념예배를 드린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갈 곳 없이 버림받고,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던 나환자들을 손양원목사는 헌신적으로 사랑했고, 고상한 신학적 언어로 신사참배를 합리화하던 한국교회를 그는 사랑으로 품었다.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들을 죽인 원수를 용서했을 뿐만 아니라 그를 양아들로 삼아 세상이 납득하기 어려운 화해를 손수 실천했다.
 
아들들의 장례식 날, 슬픔에 빠진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찾아온 조문객들에게 손양원 목사는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자신과 같은 죄인에게서 순교자 아들들이 나온 것에 감사했고,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장남과 차남 두 아들이 순교당한 것에 감사했다. 그냥 죽은 것이 아니라 총살순교 당한 것에 감사했고, 미국 유학 준비하던 아들이 더 좋은 천국 간 것에 감사했으며, 아들들을 죽인 사람을 양자 삼게 된 것에 감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세상이 감당하기 힘든 감사'를 드릴 수 있는 축복에 감사했다.
 
시기심이 가득 찬 이곳 한국 땅. 60년 전인 그날, 시기심 없이 무조건적인 사랑과 감사로 살았던 '예수 중독자' 손양원목사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의 삶은 세상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무조건적인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행동으로 보여줬다.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은 그가 보여준 사랑과 감사의 삶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각오가 절실히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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