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 사도신경 찬송가 한 목소리로

[ 기고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10월 06일(수) 16:51

 
요즘 스마트폰 열풍 속에 휴대전화번호를 010으로 바꿔야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업체와 정부 간의 줄다리기에 소비자는 시달린다. 도로를 달리는 우리나라 자동차 번호판은 세 가지 유형이다 소속지방청을 표시한 문자를 빼더니 다시 외줄과 두 줄로 나누어졌다. 국가시책이 민첩치 못하면 국민이 힘들게 된다. 교회 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교계가 주기도문, 사도신경, 찬송가를 합일하지 않아 평신도들이 불편함을 겪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따르기만 하는 '어린양'들의 고충을 외면만 할 것이 아니라 해결할 방책을 찾아야겠다.
 
교회의 신도들은 소속교회 밖에서도 여러 방면의 교제를 나눈다. 전도와 봉사 또는 가족의 명절 만남과 경조사에도 함께 예배를 드린다. "너희가 모일 때에 찬송시도 있으며 가르치는 말씀도 있으며"라고 사도 바울은 기록했다. 이런 예배에서 다른 번역본의 주기도문, 사도신경, 찬송가를 사용할 때 서로 헷갈리게 된 경험이 많다.
 
필자가 여기서 어느 것을 사용하자고 주장하기는 외람되지만 평신도로서 조속히 한 목소리로 고백하고 기도하고 찬양해야겠다는 마음이다.
 
축도할 사역자 없이 드리는 예배에는 사도신경과 주기도를 사용한다. 수요기도회 예배 때 축도가 아닌 주님께서 가르치신 주기도를 드리는 교회도 보았다.
 
70년대 직장연수로 수원에 몇 주 머무르며 한 농촌마을 교회의 예배에 참예한 바 있었다. 전교인이 흐트러짐 없이 또박또박 주기도 사도신경을 올리는 말씨에서 당시 표준어의 기준이었던  '표준어는 수원의 중류층에서 사용하는 말'이라는 뜻이 실감이 났다.
 
성경도 원어의 본 뜻 안에서 각 나라 말로 번역되고 시대상황에 맞추어 이해하기 쉬운 개정판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다행히 한국교회는 교단과 교파가 분열되었으나 단일 언어권으로 그동안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같이 사용하였다. 몇 년 전부터 개정문이 나오면서 즉시 합일되지 않아 평신도들은 불편해 한다.
 
찬송가는 한국교회가 100주년을 맞으면서 통일된 책을 만들어 사용했다. 마찬가지로 20여 년이 지나면서 증보판으로 21세기 찬송가를 냈다. 출판사는 성도들의 편의를 위해 성경, 찬송 합본으로 만들고 주기도문 사도신경을 함께 수록해 왔다. 출판사들의 판권 때문인지 교회들의 교리해석에 따른 것인지를 알 수 없으나, 신구판(新舊版)간에 통일에 대한 움직임이 미미한 것 같다. 이제는 한 교단 안에서도 교회별로 각각이다.
 
타 교회 교인과의 예배 모임에서 "찬송가 몇 장을 부르자"하면 회중의 마음에 첫 소절과 내용을 빨리 떠올리기는 어렵다. 과거의 '가족오락관'이라는 TV프로에서 출연진이 첫음절의 반주만 듣고도 재빨리 그 가요 전곡을 틀리지 않게 부르는 것을 보고 찬송가를 그렇게 부르지 못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그 전에는 교회가 찬송가 장수를 알아 맞추어 부르기도 하였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합일된 찬송가를 빨리 익히게 하여야겠다.
 
텔레비전에서 방송되는 대형교회의 예배방영을 보면서 큰 교회의 지원을 외면 못하는 사정이 있겠지만 일관된 사시(社是)로 선도함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교회주보를 보면 예배순서의 찬송가 장수를 그 교회가 선택하지 않은 찬송가 장수도 괄호로 표시하면서 배려하는 아량를 보이고 있다. 기독교텔레비전이나 기독교방송의 예배녹화 화면에서도 이 장면을 더러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이제는 주기도문 사도신경의 두 번역문을 다 익혀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넓혀야겠다. 주님은 연합의 역사를 이루기를 바라신다.
 
바울은 분쟁이 있다는 고린도교회에 방언이든 예언이든 교회의 덕 세움을 우선하라고 하였다. 하나님은 어지러움의 하나님이 아니신 오직 화평의 하나님이시니 모든 것을 적당하게하고 질서대로 할 것을 전하였다.

이석근
장로ㆍ경주황성교회은퇴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