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밟은 땅을 다 주시다

[ 땅끝에서온편지 ] <8>교회 건립 팔라우 이홍원선교사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10월 06일(수) 16:20
 
안식년을 마치고 팔라우에 돌아 올 때 하나님께서 주신 감동이 있었다. 섬기는 훈련이 끝나고 앞으로는 선교사역을 넓히시겠다는 감동이었다. 팔라우에 돌아와 보니 한인교회가 변해 있었다.  6년 동안 섬기던 한인교회는 한인들만 섬겨주는 단독 목회자를 원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겐 파송교회가 끊어진지 1년이 되도록 후원하는 교회가 없으니 우리들이 선교지에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미 새로운 목회자를 내정해 곧 도착 하게 될 상황이었다. 서운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적은 한인들이 많은 중국인들을 섬기기가 힘겨웠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한인교회는 후임 목사에게 맡기고 1999년 12월 중국인교회가 한인교회로부터 독립을 했다. 그리고 전적으로 중국인 선교에만 열중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주관하심에 있으니, 늘 주님께 순종하는 것을 주님이 기뻐하시는 것 같다.
 
   
▲ 7년 동안의 기도 끝에 하나님이 주신 부지를 얻어 첫삽을 뜨고 있는 교인들.
중국인교회가 독립한 후 처음 몇 년 동안은 경제적으로 상당히 힘들었다. 그나마 협력하던 팔라우한인교회의 지원이 일순간 끊어지니 자립하지 못한 우리 교회는 한달 한달 정말 하나님의 도우심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선교적인 차원에서는 누구의 간섭과 눈치도 볼 것 없이 맘껏 목회에 전념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더욱 감사한 것은 중국인교회 독립 후 지금까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성도가 한 명도 없었다. 정말 하나님의 감동은 이렇게 확실하게 나타났다. 무척 힘들었던 섬김의 훈련이 일순간에 끝난 것이다. 독립한 다음 달로 하나님의 축복이 쏟아졌다. 팔라우에서 정말 아름다운 위치에 1만㎡의 넓은 땅을 허락하신 것이다.
 
그러나 가난한 중국인교회가 2천불의 계약금이 없어 기도하고 있던 어느 날의 일이다. 전혀 모르는 미국 교회의 한 대만인 장로님이 팔라우에 잠시 여행을 왔다가 주일에 이곳 사역을 돌아보시고 비전을 보신 것 같다. 그리고 돌아가셔서 계약금과 10년 동안의 임대료 등 총 8만불을 보내 오셨다. 생각지 못한 놀라운 기적이다. 우리들이 하나님께 순종하고 순리를 따르기만 하면 기뻐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주님은 늘 우리의 필요를 아시고 채우시며 모든 일을 협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참 좋으신 분이시다.
 
땅을 얻을 때의 주신 감동을 나누고 싶다. 교회 건물 없이 늘 빌려 쓰는 일이 쉽지 않아 팔라우에 온 이후로 성전을 짓기 위해 7년을 기도했다. 그러나 이 작은 나라에서 땅 한 평 얻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여호수아 1장 3절 말씀을 통해 "너의 발로 밟는 땅을 이미 주셨다"고 감동을 해 주셨다. "그 장소가 어디냐"고 물으면서 장소를 알아보는 가운데 현재의 교회터를 허락해 주셨다. 하나님이 고레스왕을 감동시켜 예루살렘 성전을 세우듯이 원주민을 감동 시키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믿지 않는 원주민이 "내가 보니 교회가 유치원도 하고 학교도 하더라"며 땅은 원하는 대로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우리 동역자들 네 명이 땅 중앙에서 사방으로 흩어져 깃대를 꼽아 얻은 땅이 바로 교회 부지가 됐다.
 
하나님의 주신 감동은 너무도 정확했다. 밟은 땅을 그대로 다 주셨다. 이 땅은 중국인교회가 독립 한 후 주셨기에 중국인교회 소유가 되었다. 생각해보면 하나님이 중국인 선교의 비전을 이루시기 위해 예비해 두신 귀한 은혜이다. 그러나 땅을 얻고도 또 다시 7년을 무릎 꿇게 하셨다. 땅은 얻었지만 건축의 길은 열리지 않아서 감동이 있을 때까지 또 기다렸다. 너무도 감사한 것은 인간의 지혜를 의지하지 않고 긴 시간 기다릴 수 있게 하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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