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이 중요하다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 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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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9월 07일(화) 10:42
핀란드 교육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핀란드가 OECD국가들의 만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PISA 평가에서 읽기와 수학, 과학 등 모든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최고의 성적을 거두면서, 핀란드 교육은 세계 교육학계의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성적만 보자면 한국도 핀란드 못지않게 우수하다. 최근 과학 성적이 6위로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도 읽기와 수학은 핀란드와 1, 2위를 다투고 있다. 하지만 한국 교육은 핀란드에 비해 두 배 정도의 많은 학습량을 투입한 결과이고(주당 공부 시간 한국 50시간, 핀란드 30시간), 핀란드는 학습흥미도 면에서도 1등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흥미도가 떨어져 고등학생 수준에서는 꼴찌에 가깝게 된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 PISA 성적을 보고 한국과 핀란드를 방문했던 세계 교육계가 이제는 핀란드만 찾고 있다.

그렇다면 핀란드 교육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교육철학이다. 핀란드 사람들은 교육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로 '집중력'을 꼽는다. 이것은 그 나라 교육의 수장에서부터 평범한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그 나라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고 실천하는 철학이다. 핀란드에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선행학습의 금지'다. 그런데 여기서 금지하는 선행학습은 한두 학년 앞서 배우는 선행학습이 아니라 다음 시간 배울 것을 미리 공부하는 예습을 의미한다.

그래서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유치원 단계에서는 문자교육을 철저하게 금지한다. 미리 글자를 배우면 초등학교에서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렇다면 유치원 단계에서는 뭘 배우냐고 물으면 그들은 집중해서 놀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치원 또래에서는 모래성을 쌓든, 레고를 쌓든 그것을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집중해서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할 자격을 갖추었는지 심사하는 기준도 초등학교 공부를 감당할 집중력을 갖추었는지를 평가한다. 그래서 집중력을 갖추지 못한 아이는 바로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하고 유치원 과정을 더 거치기도 한다.

선행학습을 금지하고 그 수업 시간에 배워야 할 내용을 호기심을 가지고 집중해서 배우도록 하는 것은 초등학교에 들어온 이후에도 학교가 가지고 있는 철칙이다. 혹 선행학습을 해온 학생에 대해서는 경고와 학부모 호출이 이루어진다. 대신 학교에서는 그 시간에 배워야 할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한 명도 없도록 철저하게 책임을 진다.

이렇게 교육에서 집중력이 중요하다는 철학을 교육기관과 학부모가 함께 인식하고 실천하는 가운데 최소한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 최고의 학력을 만들고 학습에 대한 흥미도를 살려가는 핀란드 교육은 고비용 저효율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 교육이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정병오 / 좋은교사운동본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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