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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스포라리포트 ] 디아스포라 리포트 '독일 국제교회' 편…<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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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9월 02일(목) 13:20
이성춘/독일 국제교회 시무

유럽, 독일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장벽들이 있다. 그것은 수준높은 언어사용과 그들의 삶, 문화, 역사를 이해하는 깊은 지식이다. 또 넘어야 할 장벽은 경제적인 수준이다. 우리보다 월등히 높은 국민소득을 가진 나라에서 사역하면서 경제적인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 독일 벼룩시장의 모습. 오래된 물건이라도 소중하게 관리해 다시 사용하는 이들의 절약정신은 본받을만 하다.
독일은 처음부터 잘 살지 못했다. 2차대전 이후 가난을 극복하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내가 살고있는 지역은 패망 이후에 가장 가난한 지역이었던 쉬베비쉬라는 곳이다. 지금은 보쉬와 벤츠 등의 공장이 있어 독일에서 가장 잘사는 지역이 되었다. 그들이 어떻게 가난을 극복했는가는 독일 사람들이 그들을 가르켜 하는 말을 보면 알 수있다.

"샤펜 샤펜 하우슬레 바우엔"(Schaffen, schaffen, Hausle bauen). 이 말은 그들은 일벌레이고, 집만 짓는 집벌레라는 것이다. 그들이 스스로에게 말하는 내용도 의미가 있다. "하우스 젤베르 바우엔 훈트 압샤펜 운트 젤브스트 벨렌"(Haus selber bauen, Hund abschaffen und selbst bellen), "집을 스스로 건축하고, 개를 키우지 말고, 스스로 짖어라는 것"이다. 집 짓는 일이 삶의 목표였고, 절약하기 위해 개를 키우지 않았고, 밤에는 스스로 개처럼 짖고 도둑을 몰아냈다. 다른 버전에는 "일하기 위해서는 여자에게 한눈도 팔지 말고, 절약하기 위해서는 고양이도 팔아버리고 스스로 쥐를 잡으라"는 내용이 있다. 

독일사람의 절약정신은 내가 만난 사람들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마부륵대학의 박사과정 학생인 슈테판은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다. 첫 아이가 태어나자, 슈테판의 어머니는 슈테판이 어릴때 사용했던 모든 아기용품들을 한국 며느리에게 물려주었다. 정확히 27년 전의 물건들이다. 이 상황을 목격했던 7살인 둘째딸 혜진이는 자신이 아기때 썼던 물건을 챙기고자 했다. 그러나 남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튀빙겐에서 박사과정에 있었던 독일 학생부부가 첫 아이를 출산했을 때에, 부인의 막내 여동생이 15년전에 쓰던 유아용품을 그대로 다시 쓰는 것이다. 우리가 선물했던 아기 옷이 처음 입히는 새옷이 되었다.

2009년도에는 금융위기로 전세계가 경제한파를 경험하였다. 경제성장이 1% 떨어질 때마다 2천만명 이상이 빈곤층으로 떨어져 극빈자로 살아가야 한다. 전세계 인구의 절반인 30억 사람들이 하루를 2유로(약 3천원)정도로 살아가고 있다. 내가 사는 바덴뷰어템베르그 주에서는 주민들의 15%인 1백50만명이 최저생활비인 8백95유로에도 못미치는 생활비로 생활하고 있다. 

독일에서 기독실업인으로 유명한 메르켈회장은 신앙을 따라 모범적으로 사는 사람이다. 그는 낡은 차를 타고 다녔고, 가까운 곳은 자전거를 이용했다. 그는 장거리를 업무차 이동할 때, 기차의 일등칸 대신에 언제나 이등칸을 이용했다. 그는 "내가 일등칸을 탄다 해도 이등칸보다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기에 2등칸을 탄다"고 말했다. 그도 쓰나미처럼 밀려온 금융위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달리는 기차에 몸을 던졌다. 그의 가족들이 손 쓸 틈도 없이 그는 휩쓸려가버리고 말았다. 금융, 경제위기는 부자에게든 가난한 자에게든 큰 상처와 아픔을 남겼다. 한 순간에 무릎 꿇게 하고, 또 무릎 꿇는 이들을 삼켜버리기도 한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일 때 사람들은 자기 중심적으로, 자기 필요를 위해 살아간다. 금융위기로 어려웠던 2009년에 독일 사람들은 '세상을 위한 빵'(Brot fur die Welt)에 전년도보다 6.3%가 많은 5억 4천7백만 유로를 후원하였다. 이런 일들은 칭찬을 받을만한 일이다. 그런데 기독교 지도자들은 기독교인이 더 절약하여 살면서 사회의 약자를 돌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일은 수출 챔피언 나라이다.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 이제 이들의 삶의 가치가 바뀌었다. 건강, 행복한 가정생활, 자연과 함께 사는 삶을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경력을 세우는 것보다 더 중요시 여긴다. 크리스마스같은 명절때에 가난한 사람을 후원하는 것(3분의 1)과 다른 사람을 위해 섬김과 봉사를 실천하는 것(4분의 1)을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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