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밭' 준비가 더 중요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 84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8월 31일(화) 19:44

   
우리나라의 과도한 사교육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항상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다. 그리 크지 않은 교회인데도 우리 교회에 사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세 사람이나 있다. 한편으로 부모에게 사교육의 폐해를 이야기하면서 과도한 사교육을 시키지 말라고 하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의 교육 사업이 잘 되도록 기도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어찌 보면 내 모습이 모순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도한 사교육의 문제에 대해서 확인하면서 동시에 사교육을 맡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탁할 일이 생각났다.

초중학교 학생들에게 논술을 가르치는 교인에게 학원에 오는 아이들에게 교육이 정말 유익한가? 사교육으로 도움을 받는 아이는 어느 정도 되느냐? 혹시 학원에 오는 것이 아이들에 해가 되는 경우는 없느냐? 고 물었다. 그분은 주저하지 않고 학원교육이 해가 되는 아이들이 30% 정도는 된다고 했다. 그 아이들은 부모의 강요에 의해서 마지못해 와서 그곳에 앉아 있기는 하지만 아무런 의욕도 없고 그러니 아무 소용도 없다. 오히려 억지로 와 있어야 하니까 공부에 대한 거부감만 늘어나고 정서적으로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나타내게 된다. 그리고 30%는 오든 오지 않든 별 차이가 없는 아이들이다. 그저 시간을 선용한다고나 할까. 정말 교육이 유익이 되는 아이들은 나머지 40%정도라고 한다. 그러니까 60% 정도는 사교육비를 허비하는 셈이 된다. 그 분은 그것이 자기 개인의 생각이라서 비교해보려고 다른 동료교사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단다. 그랬더니 그 교사는 순서대로 30:40:30으로 대답했다고 한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비슷하다. 예전에 피아노 학원을 하는 자매에게 비슷한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도 피아노 학원에 오는 것이 유익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 오히려 해가 되는 아이를 각각 삼분의 일씩 된다는 대답을 들었다. 역시 똑같지는 않지만 아주 비슷한 수치이다. 이런 것이 정확한 통계는 아니겠지만 아마도 이것이 현재 우리 사교육의 현주소가 아닐까 생각된다.

세 가지 종류의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문득 예수님이 가르치신 네가지 밭의 비유를 생각했다. 똑같은 씨를 뿌렸지만 길가에 떨어진 씨는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했고 돌작밭과 가시밭에서는 처음에는 조금 얻는 것 같았지만 결국에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좋은 밭에 뿌려진 씨는 열매를 많이 맺고 풍성한 수확을 얻었다. 이 비유는 똑같은 말씀을 받더라도 어떤 마음으로 받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영적인 진리를 가르쳐 준다. 말씀이 물론 중요하지만 그 말씀이 열매 맺기 위해서는 마음 밭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거나 전하는 사람들은 아무데다 뿌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 밭을 준비하도록 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애써야 한다.

이 진리는 교육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는 것 같다. 공부를 할 때 얼마나 많은 지식을 넣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자세로 공부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 공부하느냐 얼마나 많은 양의 지식을 습득하느냐에 관심을 많이 갖는다. 그러나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학원에 가서 앉아있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좋은 학원에서 아무리 좋은 선생이 가르치더라도 아이의 마음이 그것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지 않으면 교육의 효과가 별로 없을 뿐 아니라 역효과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교육을 시키는 부모들은 어떤 학원이 좋은 곳인지를 찾는 것보다 우리 아이가 앞에서 말한 세 부류의 학생들 중에 어떤 부류에 속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정말 아이에게 사교육이 유익하고 필요하다면 좋은 학원이 의미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시간낭비이며 돈낭비이며 아이들에게 고통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일 자기 아이가 사교육이 고통이 되는 부류에 속한 것을 알았으면 공부를 다그치기보다는 그 아이의 마음 밭을 갈아주어야 한다. 입시 교육전문가인 박재원 선생은 아이들의 정서를 바로 잡아주라고 했는데 그게 바로 마음 밭을 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교육을 받는 아이들 중에 꽤 많은 아이들이 사교육이 도움이 안되다는 사실은 사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그렇다고 그 아이들을 오지 못하게 할 수도 없다. 현실적으로는 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는 아이라도 많이 왔으면 하는 심정일 것이다. 이런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교육사업에 종사하는 크리스찬들은 이 사실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사업의 도구로만 보지 않지 않고 사명으로 생각한다면 그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일단 찾아오는 학생들이 어떤 부류인지를 알아서 그것을 염두에 두고 교육을 하면 좋겠다. 만일 사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는 아이들, 한마디로 자기 동기가 하나도 없이 끌려오는 아이들을 발견하게 되면 부모와 대화를 통해서 아이들의 정서에 관심을 쓰도록 도와야 한다. 

방선기목사 / 직장사역연구소 소장ㆍ기윤실 이사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