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

[ 젊은이를 위한 팡세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8월 25일(수) 15:33

한국교회 안에서 요즘처럼 '리더십'(지도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적이 없고, 특히 '섬김의 리더십'은 거의 모든 지도자 세미나의 화두가 되어 있음을 본다. 지난 회기 총회의 주제 '섬겨야합니다'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이와같은 리더십의 주제는 최근들어 세계 역사의 중심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하고 있고, 그 가운데서도 대한민국이 세계 열국 가운데서 가장 빠른 경제부흥 및 문화ㆍ교육면에서의 주도적인 위치를 갖게 됨으로써 국가적으로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위상에서도 지도력을 요청받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교회가 지난 1백여 년의 역사 가운데 그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없는 큰 부흥을 이루며 사회적 지도력를 발휘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교회 밖 대중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인터넷의 안티 기독교 사이트에는 반기독교적 악플이 난무하게 된 것은, 한국교회가 그동안 성도 개개인의 영적 성숙을 위해 기도와 말씀(또는 예배)만 강조하고 제3의 요소인 섬김과 봉사에 대하여 소홀했던 결과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현재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위기는 성도의 '건강 3박자'에서 세 번째 박자가 잘못되어 초래되었으며, 이와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그 불균형을 속히 치료하지 않는한 추락하는 한국교회의 명예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다.

한국과 세계 교회의 장래를 걱정하는 젊은 지성들이 본받아야 할 리더십의 모범은 단연 예수님의 섬김의 리더십이다. 빌립보서(2:5~11)에서 요약하고 있는 것처럼, 주께서 보여주신 리더십의 핵심은 사랑과 겸손이고, 이 사랑과 겸손의 뿌리에 인간영혼의 무한대 가치에 대한 이해가 자리잡고 있다. 이와같은 이해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인간의 존엄성, 즉 하나님처럼 영생할 수 있는 인간영혼의 영원성과 이 영혼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 얻게 될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엄청난 영광에 기초한다(롬8:18). 예수님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모든 인간은 자신의 모든 피를 대신 쏟아부어도 결코 아깝지 않는 속량의 대상이었다.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에서 비롯된 예수님의 리더십, 곧 모든 인간을 감동시켜 칭찬받을 이상적 리더십의 핵심은 그분의 겸비(겸손)에 있었다. 인간의 본래 영광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하늘 보좌에서 가장 낮은 자리인 마굿간까지 내려오시고, 낮고 천한 사람들의 친구가 되시며, 제자들의 발 앞에 엎드려 발까지 씻겨주시고, 마침내 십자가 고난으로 무덤까지 내려가 인간의 죄값을 대신 치르시고 부활 승천하심으로써, 구원받은 모든 인간이 감동과 감격과 존경 가운데 그 이름 앞에 무릎꿇고 한 목소리로 '주님'이라 칭송하는, 영광과 존귀의 극치에 이르셨던 것이다. 따라서 존경받는 지도자가 되려면 예수님처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 가운데서 모든 인간을 통치와 억압과 경쟁의 대상이 아닌 사랑과 존경과 나눔의 대상으로 섬기고 받드는 종으로서의 봉사가 필수적이다. 이와같은 겸손한 섬김과 봉사의 경지에서 우리는 비로소 예수의 제자가 되었다는 감격과 환희와 영광을 맛보게 된다.

한국은 물론 세계교회를 이끌고 갈 지도자 양성이 시급한 상황에서 본 교단의 신대원 입시 과목에, 미국에서처럼 봉사 경력을 추가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장영일총장 / 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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