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으로 밀려난 교회교육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83>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8월 25일(수) 15:27

최근 전국에 있는 교사 9백98명을 대상으로 공과 공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주일 분반공부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전체 교사의 53%가 15분 이하라고 대답했다. 분반공부 시간이 점점 줄어서 이제는 15분이 채 되지 않는다. 총회 공과책의 공과 수가 어느 정도이기를 원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1-20과를 요구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공과 수를 줄이고 공과 소요 시간도 줄이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 교회교육의 현실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오랜 시간 교회에 머물러 있기를 원치 않고, 더 짧은 예배, 더 간단한 분반공부를 마친 후에 학원에 가서 공부하기를 원한다. 교회학교 시간이 길어지면 가차 없이 담임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왜 교회학교가 우리 아이를 오래 잡아 두는 거예요? 당신이 우리 아이를 책임질 거예요?"라고 따지기도 한다.

교회교육이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밀려날 공간이 없을 정도로 밀려나고 있다. 마치 조금만 더 밀려나면 낭떠러지에 떨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자리까지 밀려나 있다. 교회학교의 오후집회가 없어진 지는 오래되었다. 그나마 주일 아침 집회마저 그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필자의 어린 시절을 회고해 볼 때 교회학교는 교육의 중심이었다. 수요일 저녁에도 어린이 수요예배가 있었다. 오후 5시에 예배가 드려졌는데, 교회학교 선생님이 성경 인물들의 이야기를 동화처럼 들려주실 때마다 어린 마음이 꿈으로 가득 찼었다. 주일에는 오후집회가 있었고 때로는 찬송경연대회, 때로는 성경암송 대회가 개최되었다. 지금도 그 때 외운 성경구절들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토요일에는 토요집회가 있었는데 학생회라는 자치회가 모임을 준비하였다. 필자는 지육부장으로서 매월 '어린양'이라는 문예지를 발간하기 위해 며칠을 교회 지하방에서 소위 '가리방'을 긁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문학의 밤은 교회학교의 또 다른 축제였다. 다른 교회까지 방문해서 시낭송을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이 모든 것이 너무나 소중한 교육이었음을 고백하게 된다.

오늘날 교육의 주도권은 사교육이 쥐고 있다. 사교육은 이미 공교육마저도 변방으로 몰아내고 그 너머로 교회교육을 밀쳐내고 있다. 사교육이 팽창하면 할수록 교회교육은 그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으며 점점 더 변방으로 밀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교회교육이 주도권을 회복해야 한다. 기독교교육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현실적인 상황이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교회교육을 더 축소함으로써 현실에 적응하려고 하는 것은 교회교육의 종말을 고하는 길일 수밖에 없다. 성경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고 말씀한다. 신앙교육이 모든 교육의 근본이요 중심이다. 교회교육이 사교육의 눈치를 보면서 타협하려고 하지 말고 자존심을 회복하고 주도권을 회복해야 한다. 이것이 교회교육만이 아니라 한국교육을 살리는 길이다. 지금의 교회교육은 마치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까지 후퇴한 형국이다. 이제 더 이상 밀려날 곳도 없다. 이제는 변방에서 오히려 중심으로 움직여 가야 한다.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 태극기를 꽂듯이 교회교육이 주도권을 잡고 교육의 중심에 예수 그리스도의 깃발을 휘날리도록 해야 한다. 

박상진교수 / 장신대 기독교교육학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