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심하지만 "선교는 이상무"

[ 선교 ] 올해 지구촌 이상고온 현상 극심, 선교와 구호는 더 활발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08월 24일(화) 17:31
요즘 우리나라도 예년에 비해 기온이 높지만 지구촌 각 나라들의 더위도 만만치 않다.
 
"32~34도면 딱 생활하기 좋은데 요즘은 너무 덥네요."
 
인도 남부 첸나이에서 사역하는 주성학선교사(열방교회)의 말이다. 그가 사역하는 지역은 지난주 기온이 40도에 다가섰다. 그래도 이 지역은 좀 서늘한 편이고 더운 곳은 45도까지 올랐다고 한다. 인도의 기온은 보통 30~40도 사이. 주 선교사는 "더위에 익숙한 이곳 사람들은 보통 37도 정도는 돼야 에어콘을 틀지만 비싼 전기세 때문에 잠깐씩 사용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그것도 부유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인도교회에는 아직 에어콘 시설을 갖춘 곳이 없다. 그래서 우리가 10~11시쯤 드리는 주일 예배를 보통 아침 6~7시에 드린다. 그래야 4~5백명 정도 되는 교인들이 11시 전에 모두 집에 돌아가 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평균 25도의 서늘한 여름을 보내왔던 러시아도 올해만은 예외다.
 
지난달에는 37.2도라는 1백30년 기상관측 이래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모스크바에서 동남쪽으로 50㎞ 떨어진 마을에서 사역을 하고 있는 최환식선교사는 "그래도 러시아의 여름은 건조했는데 올해는 습도까지 높아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서늘한 여름 날씨 때문에 선교사를 포함해 현지인 가정 대부분은 냉방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으며, 이는 교회도 마찬가지다.
 
또한 올해는 화재로 인한 스모그도 더위와 함께 현지인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김정희선교사(줄레비노임마누엘교회)는 "화재로 주거지를 잃은 주민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일부 노약자와 어린이들은 스모그를 피해 북쪽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위 속에 재해 복구가 진행되는 국가들도 있다.
 
지난 1월 진도 7.0의 강진으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잃은 아이티에서는 본교단의 지원 속에 교회 재건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현지에 다녀온 사회봉사부 총무 이승열목사는 "아이티는 현재 40도에 가까운 폭염 속에서 교회 재건축과 보수 공사 등이 준비되고 있으며, 이동수단과 장비들이 부족해 봉사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티 재건을 돕고 있는 도미니카공화국 김종성선교사는 "원래 더운 나라지만 지진 후 기온이 더 상승했고 주민들은 지각변동이 기후에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지구촌에 이어지는 재해와 기온 상승이 무관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지난달 최악의 폭우로 수천명이 사망한 파키스탄에서도 무더위 속에 본교단의 긴급구호가 진행되고 있다. 파키스탄은 한여름 기온이 50도까지 올라가며 지금은 40도 정도로 여름의 막바지이다. 총회 사회봉사부 안홍철목사와 함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노명섭선교사는 "80년만의 큰 비로 많은 이재민이 생겼으며 식량, 침구, 생필품 등이 매우 부족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파키스탄에서는 북서쪽 지역에 내린 비가 남쪽으로 흘러가면서 피해 지역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홍수로 마을이 완전히 잠긴 노우쉐라 지역으로 이동하던 안홍철목사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지인들은 알려진 1천5백명보다 훨씬 많은 사상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현지 주민과 아이들을 위한 긴급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중국, 일본, 동남아 국가들도 예년보다 더운 날씨로 고생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여러 지역들의 날씨가 35도에 달하고 있으며, 남서부의 충칭은 지난주 43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더위 속에도 성경학교 등 지역 교회들의 여름 사역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역시 예년에 비해 더운 날씨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현지선교회는 오는 23일부터 일본 선교에 관심있는 국내 목회자들과 함께 선교대회를 열고 선교 현황을 공유할 예정이다.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들도 40도에 가까운 더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많은 국내 비전트립팀들이 활발한 봉사를 전개하고 있다고 현지 선교사들은 전해왔다.
 
이번 더위에 동북아 국가들에선 일사병으로인한 사고도 속출하고 있다. 선교사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에 기온상승이나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그 피해자는 '가난한 서민들'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며, "자연 앞에서 교회가 더욱 겸손하고 아픔을 겪는 이웃들과 함께하는 마음을 갖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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