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문화의 한류바람 불게하자

[ 논설위원 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8월 18일(수) 16:04

"나는 암살자가 되고 싶다. 나를 괴롭히는 친구들을 죽이고 싶다." 인터넷 게임 중독에 빠진 한 고등학생이 글짓기 노트에 남긴 글월이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에 빠진 부부가 어린 자녀를 굶겨 죽게 한 사건이 있었는가하면, 게임을 못하게 한다고 10대가 모친을 살해한 패륜도 있었다. 인터넷 중독, 게임 중독의 심각성은 십대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날로 더해져 가고 있음을 언론 매체를 통해서 자주 접하게 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09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의하면 9~19세 청소년 93만 8천명이 인터넷 중독인 것으로 추산되어 인터넷 중독 청소년은 '1백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도 들린다. 인터넷 중독은 현실과 가상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언어적 사고, 성적 통제를 어렵게 해 많은 사회적 폐해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소아 청소년기 인터넷 중독은 성장 과정에 큰 악영향을 미쳐 그것이 곧 바로 사회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관심과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외신으로부터는 좀 더 심각한 현실을 전해 듣는다. 요즘 미국은 '디지탈 마약'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다. 청소년들 사이에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는 '아이 도우싱(i-Dosing)', 곧 '전자 투약'으로 불리는 이 마약은 오디오 사운드를 특수 배합해서 만든 신종 '디지탈 마약'으로 이 특수 오디오 사운드는 반복되는 박자를 뇌파에 일치시켜 환각 증세를 일으키게 하고, 뇌파를 자극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아지경에 빠지게 하거나 성적 오르가즘을 느끼게도 한다는 충격적 소식이다. 이 사운드에 속수무책으로 청소년들이 유혹받는다고 한다. 코카인 같은 마약은 고가에 거래되지만 이 '아이 도우싱'은 인터넷에서 다운 받기만 하면 됨으로 현재로서는 무방비 상태에서 퍼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란다.

우리라고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 같다.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 인터넷 웹 사이트의 속성상 그 급속한 폐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전문가들의 견해로는 그렇다고 인터넷 사용을 무조건 금할 수만은 없는 상황임으로 컴퓨터와 인터넷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습관화하도록 교육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들의 대응은 너무도 무관심하거나 미미한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중독을 가져오는 유해 환경 속에서 청소년을 보호하거나 중독증에 노출된 이들을 치유할 수 있는 클리닉 센터가 교회 안에 보이지 않는다. 사후약방문격인 대처 보다는 유비무환의 자세로 시대를 선도해나가는 노력이 아쉽다. 급속히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폰과 어플로 공급되고 있는 게임들을 보아도 기독교적인 것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전국적으로 교회학교 안에 '메빅'이나 '어와나'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건전하고 재미있는 게임들을 통해서 성경공부를 하며, 성경 말씀을 암송하도록 유도하는 좋은 프로그램들이다. 텔레비전 만화영화나 컴퓨터 게임에 탐닉하기 쉬운 청소년들을 교회로 이끌어 내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프로그램에 열중하게 하는데 효과적이다. 어와나 프로그램은 미국 침례 교단에서 만든 것으로 거의 반세기 동안 꾸준히 업그레이드하여 세계 교회에 프로그램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시카고에 있는 어와나 본부를 방문했을 때,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가동되고 있는 상당한 규모의 인적 물적 시스템을 보고 큰 도전을 받은 적이 있다.

세계 선교 강국임을 자랑하는 우리 한국 교회가 이제는 교회의 꿈나무요 미래인 청소년들을 위해 디지털 시대의 디지털 선교를 위한 나름대로의 프로그램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2010년 인천 송도 바이블 엑스포'가 곧 오픈된다고 한다. 미리 배포된 행사 자료를 보면 상당한 고비용이 투입된 프로젝트임에도 하드웨어적인 투자에 비해 소프트웨어 콘텐츠 개발이 부족한 감이 없지 않나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된다. IT 시대에 좀 더 다양한 성경을 소재로 한 게임을 개발하고 수출하는 강국이 되는 계기를 삼아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이제 성경을 소재로 한 우리 토종의 다양한 게임이나 학습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교회와 교단들이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임이 분명하다. 세계 속에 한류라는 바람을 일으킨 우리들의 문화적 역량을 감안할 때, 이제는 기독교를 통해서도 문화선교의 방편으로써 기독교의 새로운 한류를 조성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형성되어진 새로운 네트워크를 통하여 선교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도 이 시대에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사명임을 자각하고 온라인 상태에서 선교, 교육과 레크리에이션 제공이라는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임화식 / 목사ㆍ순천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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