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으로 세상 밝히는 자가 되리라

[ 나의삶나의신앙 ] 나의삶나의신앙-차봉오장로 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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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8월 12일(목) 10:29
해방교회 원로ㆍ차 한의원 원장

평생 동안 신앙을 키운 곳이 바로 해방교회다. 해방촌에 터를 닦고 지금까지 어머니교회로 해방교회를 섬기고 있다.

   
▲ 의학을 공부하겠다고 월남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80이 넘었다. 늘 환자를 돌보고 교회 섬기는 일을 기쁨으로 알고 살아온 나에겐 분명한 목표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이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30대에 장로가 된 나는 모든 애정을 담아 교회를 섬겼다. 교회의 성장을 지켜봤고 여러 교우들과 신앙의 기쁨을 나눴고 좋은 목사님들에게 많은 지도를 받았다. 내가 은퇴하면서 아내인 선우영자장로가 뒤이어 교회를 섬기게 됐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감사한 일이 있다. 바로 아내가 은퇴하던 해에 아들인 차성은장로가 장립을 받고 교회를 섬기기 시작한 일이다. 나와 아내와 아들이 연이어 교회를 섬기게 된 일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축복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난 자녀들을 키우면서 특별히 강조한 것이 없다. 이렇게 하라, 저런 건 하지 말아라, 이런 삶을 살아야 한다 등 시시콜콜한 잔소리를 거의 하지 않았다. 남들은 무심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랬다. 대신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성실히 살았다. 지금 돌아보니 입으로 아이들을 교육한 것이 아니라 나의 뒷모습으로 교육을 한 셈이다. 내 삶이 모두에게 자랑할 만한 것이라고는 여기지 않지만 자녀들이 믿음의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란 것을 보면 우리 가정에서 만큼은 후회없는 인생을 살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신앙이다. 하나님을 향한 나의 신앙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30대부터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끊고 하나님 안에서 살아온 나지만 나이가 들수록 하나님 앞에서 부족함 없는 신앙인의 자세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더욱 또렷해지는 듯 하다.

한국교회는 70, 80년대를 거치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한때 인구의 25%가 기독교인이라는 통계가 발표됐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바닷물이 짠 이유가 고작 1%의 염분 때문이라는데 과연 그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 사회를 짜고 또 밝게 만들고 있는지는 깊이 반성해 볼 일이다.

과연 우리는 기독교인 답게 살고 있는가. 80세가 넘고 보니 나의 인생부터 돌아보게 되고 사랑하는 나의 교회와 교계를 살펴보며 기도하게 된다. 하나님이 이렇게 우리나라에 큰 복을 주셨는데 우리는 그 축복을 망각하고 있으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많은 사람들에게 여생을 어떻게 보내시겠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나야 늘 환자 돌보고 교회 섬기는 게 인생의 전부였으니 평소 같았으면 딱히 답해줄 말이 없었겠지만 이제는 분명한 목표가 생겼다.

기독교인들이 이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분명하게 감당할 수 있도록, 더불어 기독교인들이 진정한 신앙인의 자세를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이를 바탕으로 이 사회가 밝아지고 선해질 수 있도록 기도하는 일이 바로 내가 감당해야 할 마지막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기독공보의 지면을 통해 모두 4차례,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던 것을 감사드린다. 의학을 공부하겠다고 배낭 하나 둘러메고 월남한 게 엊그제 일 같은데 어느덧 80세가 넘었다.

이 시점에서 나의 인생을 돌아본 것은 무척 좋은 경험이 됐다. 아무쪼록 나의 부족한 삶이 누군가에게 작은 영향력이라도 미칠 수 있다면 그보다 즐겁고 감사한 일이 또 있을까.
이번 글을 통해 약속했듯이 나는 이제부터 한국교회를 위해, 기독교인들이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해 낼수 있도록 기도하는 삶을 살아가려한다. 무더운 여름, 모두 건강하시길 또한 기도드린다.

/정리 장창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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