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어린이 부서 운영의 실제 <하>

[ 신교사대학 ] 신교사대학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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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7월 28일(수) 11:34

다음은 '독실한' 기독교 가정의 주일풍경이다. 주일날 철수네 집은 분주하다. 엄마는 일찍 1부 예배를 드리기 위해 가장 먼저 교회로 향한다. 철수도 아침을 먹고 바쁘게 교회로 향한다. 9시 어린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다. 아빠와 대학생인 누나는 조금 여유있게 집을 나와 11시 예배를 드린다. 가장 먼저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은 철수다. 집에 돌아와 TV를 보고 있으면 아빠가 돌아온다. 오후 3시경 청년부 예배를 마친 누나가 돌아오고, 그러면 아빠는 오후 예배를 위해 다시 교회로 향한다. 저녁이 돼서야 아빠와 엄마가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영희네 집은 조금 다르다. 주일 아침 온 가족이 함께 교회로 향한다. 교회 문을 들어서는 순간 온 가족은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뿔뿔이 흩어진다. 아빠는 예배당으로, 엄마는 성가대 연습실로, 오빠는 중고등부실로, 영희는 아동부실로... 한국교회에는 어린이 예배가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다. 각 연령별로 세분화되어 예배를 드린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예배형식과 말씀을 들려주고자 하는 '교육적' 배려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1. 세대가 함께 드리는 예배

신앙은 어떻게 윗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수되는 것일까? 자주 보고, 함께 생활하면서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를 앉혀 놓고 직접 가르치지 않더라도, 자녀가 부모의 생각을 알고 모습을 닮아 가는 이유는 늘 서로 보고 함께 생활하기 때문이다. 교회 공동체에서 어린이는 교회 어른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경험하면서 교회의 신앙과 전통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따라서 어린이들이 부모나 어른과 함께 앉아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신앙교육의 원칙이며, 교회학교에는 이러한 기회를 자주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다. 뿔뿔이 흩어져서 제 또래끼리 드리는 예배는 세대 간의 신앙교류를 차단할 뿐만 아니라 교회의 전통과 분위기를 낯설게 만든다. 물론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예배를 드릴 때 여러 장애 요소가 나타난다. 그러나 그 장애 요소 때문에 중요한 신앙교육의 원칙이 무시돼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2. 어린이 예배 공간과 분위기

이제는 어린이 예배로 시각을 좁혀보자. 성인 예배는 교회의 예배당에서 시작된다. 예배강단은 아무나 올라갈 수 없는 신성한 곳이다. 성가대와 오르간의 음악이 예배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면 어린이 예배는 주로 교육관에서 시작된다. 예배시간 전까지 어린이들은 자유롭게 행동한다. 친구와 잡담을 하기도 하고, 뛰어 놀기도 한다.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다. 그런데 대부분 이런 분위기에서 찬양 몇 곡을 부르고는 예배를 시작한다. 조금 전까지 떠들고 뛰어놀던 분위기에서 예배시간이 되었다고 어린이들이 경건한 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 예배를 인도하는 교사들 조차도 쉽지 않다. 이것은 예배 자체를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결과며, 어린이의 영적 권리를 무시하는 처사다. 어린이들도 하나님을 경험하고 교제할 수 있는 인격체다. 성인 예배처럼 어린이 예배도 분위기 조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회학교 지도자는 단순히 말씀만 준비할 것이 아니라 어린이가 예배 공간에 들어올 때, 이 곳이 예배 드리는 곳이란 느낌을 갖도록 환경(제단/촛불 등)을 조성해야 한다. 예배는 신앙생활의 기반이자 신앙 교육의 근본이다. 어린이를 제대로 준비된 예배로 초대하도록 하자. 

고원석교수 /장신대 기독교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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