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 디아스포라리포트 ] 디아스포라 리포트 '독일 국제교회' 편…<3>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7월 28일(수) 11:31
   
▲ 국제기독센터와 국제교회의 학생들과 함께 한 산행.

튀빙엔 대학에 등록되어 있는 학생은 2만4천4백73명이며 그 중 외국인은 3천1백21명이다. 독일개신교의 통계로 보면, 33%인 7천46명이 기독학생이어야한다. 그렇지만 현재 활동중인 개신교 기독학생들은 개신교대학교회에 1백여 명, 독일학생선교회에 1백여 명, CCC에 70여 명, 우리 국제유학생선교단체에 20여 명 등이다. 캠퍼스가 긴급한 추수현장임을 인정하고 대학생 선교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한다.

세계 도처에서 유학생들이 미국, 영국, 독일로 몰려온다. 독일에 온 유학생들은 23만5천 명이다. 그 중에 중국인이 2만4천 명, 폴란드인이 1만 명이다. 그들은 본국에서 인정을 받은 엘리트들이다. 학위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면, 지도자로 살아갈 사람들이다. 이들은 고향 떠난 나그네이며, 복음을 떠난 미종족 족속들이다. 그래서 이들을 사랑과 복음으로 섬기는 일은, 그들 개인을 구원하는 일이 되며, 그들 민족의 장래를 구하는 일이 된다.

하나님이 나를 이 사역의 현장으로 부르셔서 국제유학생선교사역을 감당하게 하셨다. 이 사역에 10여 개국의 학생들이 모여들었고, 기독센터와 국제교회, 생활공동체 사역이 이루어졌다. 세계 도처에 온 학생들은 문화와 사상의 공통성보다 이질성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처음부터 하나가 될 수 없다. 나와 아내는 그들의 간격을 좁히고, 하나로 이끌고자 이쪽 저쪽을 넘나들며 바쁘게 움직인다.

학생들과 스포츠활동, 문화활동을 같이 한다. 대학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치면서, 독일 학생들, 중국인 학생들, 태국 학생들을 사귀며 그들을 국제기독센터로, 국제교회로 초청한다. 그러나 그 일들이 버거워진다. 다리의 근육층이 파열되어 보행에 큰 어려움이 있을 때도 있었고, 깨어진 관계들로 마음이 찢겨지고 아파할 때도 있다.

1년 반 동안 함께 살고 있는 독일학생은 "성춘아"라고 이름을 부른다. 이름만 부르면 다행이다. 언제나 친구처럼 간섭하며 치고 들어온다. 나는 언제나 그 앞에 속좁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각 나라에서 온 신실한 일꾼들을 리더로 세우고자 원하지만, 그들이 머무는 시간들이 짧다. 그들은 우리 곁을 떠나 본국으로 돌아간다. 그 때마다 우리의 마음에 상실감이 커진다. 우리를 도왔던 두 딸들도 더 큰 도시의 대학으로 떠나갔다. 우리와 학생들을 연결해주는 중간사역자들이 없어졌다. 나도 나이 차이와 문화의 차이로 학생들의 관심에서 밀려난다. 사역에 필요한 청년성, 전문성, 개방성이 부족하기만 하였다. 사역의 짐이 갈수록 무거워지며, 우리의 씨름이 힘들어져 갔다. 이때에 나는 주님이 불러주지 않는 곳에 혼자 서 있는 것이 아닌지, 대학생들에는 맞지 않는, 너무 늦은 50이 아닌가 생각했다.  

55세가 된 미카엘 사이브드가 올해 5월에 튀빙엔의 개신교 대학교회의 목사로 부임했다. 취임식에 함께 참석한 가까운 한(Hahn) 목사 사모에게 물었다. 젊은 학생을 상대하기에 버겁지 않겠는가. 그런데, 젊은 학생들에게는 아버지도 있어야 한다고 대답한다. 대학생들에게 친구들은 많이 있는데, 아버지는 멀리 있다. 

고든목사님은 언제나 자신의 사연을, 성공이든 실패든 숨기지 않고 드러내 놓았다. 자신이 고민하고 씨름했던 것들을 보여주었다. 그가 독일에서 강의할 때에, 교수처럼 강의하는 독일목사와는 달리 아버지처럼 강의한다는 평을 들었다. 그 모습에 젊은 독일 목사님들이 감동을 받았다. 그는 나이가 들어갈 수록 모든 사람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어갔다.

학생 사역에 부적격자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두 분은 큰 위로가 되었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글로벌시대의 주역들인 여러나라에서 온 학생들을 품기로 했다. 교수와 같은 목사가 아닌, 아버지와 같은 목사로 그들을 섬기기로 했다.

이성춘 / 독일 국제교회 시무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