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메섹 성벽의 광주리

[ 연재 ] 사도바울행전II. 다메섹에서 안디옥으로(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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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7월 21일(수) 09:16
   
▲ 다메섹의 성벽. 바울이 바구니를 타고 탈출한 곳으로 추정되는 곳.

바울은 회심한 후 3년 동안 다메섹을 중심으로 하여 주로 명상 생활을 하였다. 당시 다메섹은 그 남동쪽에 위치한 나바테아 왕국의 행정 구역으로서 나바테아 왕 아레타스 4세의 대리인 아라비아 인이 통치하고 있었다.

바울은 다메섹에 머물면서 자기가 나사렛 예수에 관하여 새로 알게 된 사실들을 성경에 비추어 검증하였다. 다메섹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 "홀연히 하늘로부터 그를 둘러 비춘 빛"(행 9:3)은 바울로 하여금 철저한 자아 비판을 하게 하였다.

청년 바울은 세 가지 큰 악덕을 지니고 있었다. 첫째는 어렴성없는 대담함이다. 그것은 "살기가 등등하여 대제사장에게 가게"하였다. 그는 자진하여 대제사장에게 찾아간 것이다.

둘째로 그는 혈기에 따라서 행동하였다. 나사렛 예수의 도를 따르는 사람을 찾으면 "남녀를 막론하고 결박하여 예루살렘으로 잡아오려" 하였다.

청년 바울의 가장 큰 악덕은 셋째로 '율법'이라고 하는 형식으로 지니고 있는 지식이다. 그것은 그로 하여금 방자하고 거만하게 하였으며, 아무 어렴성 없이 꺼떡거리게 하였었다.

때문에 청년 바울의 "주여 누구시니이까?"하는 물음에 주님은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고 대답하셨다. 즉, "네 율법적인 이성과 지식으로 너는 나를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네 하나님인 나는 하늘에서 네게 말하고 있다".

"홀연히 하늘로부터 빛이 그를 둘러 비춘" 것은, 청년 바울의 현세적 인식을 신의 인식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청년 바울의 회심은 세 가지 것에 의해 일으켜졌다. 곧 그를 부른 하늘의 소리와 그를 비춘 하늘의 빛과 그리고 그를 땅에 엎드러지게 한 하나님의 힘이다.

청년 바울은 다메섹에서 지내는 3년 동안에 나사렛 예수의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이로다"(고전 9:16).

다메섹에서 수련 중인 청년 바울은 유대교도에게서 배반자라는 말을 들었으나, 자기가 겪은 일을 말하며 "예수를 그리스도라 증언하였을 뿐"이었다. 아직은 적극적인 전도 활동을 펴지 않았다.

그 증언은 유대인들의 공격에 대답한 청년 바울의 새로운 신앙의 입장을 변증하는 성격의 것이었다. 그러나 바울의 그리스도 논증은 유대인들을 성내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여러 날이 지나매 유대인들이 사울 죽이기를 공모하더니, 그 계교가 사울에게 알려지니라"(행 9:23~24).

청년 바울을 암살하려고 음모를 꾸민 유대인들은 아랍 족인 아레타스 왕의 대리에게 뇌물을 주었다. 그리고 바울이 다메섹을 빠져 나가지 못하게 밤낮으로 성문까지 지켜가며 바울을 추적하였다.

"그의 제자들이 밤에 사울을 광주리에 담아 성벽에서 달아 내리니라"(행 9:25).

김희보 / 목사ㆍ서울장신 명예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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