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위기와 하나님 나라

[ 생명의양식(설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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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7월 21일(수) 08:56

▶ 본문 : 마 4장 17절

"이 때부터 예수께서 비로소 전파하여 이르시되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하시더라"

 

지금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하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작은 교회들은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큰 교회들도 이런 위기를 느낄 때가 오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왜 이런 위기가 왔을까요? 깊이 고민하고 대처한다면 이런 위기가 도리어 큰 축복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날 우리 교회는 교회 부흥에 너무 안일했고 교만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먼 미래를 위해서 너무 준비하지 못한 것을 회개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미래를 준비하고 회개한다면 한국교회의 앞날은 밝을 것입니다.

먼저 영성을 키워야 합니다. 영성이 부족한 종교는 도태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교회가 외적인 성장과 부흥은 괄목했습니다. 그러나 전도하여 교회로 들어오는 교인들을 영성으로 인도하는 것은 너무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교회마다 교회 성장과 교회 건축에 많은 시간과 재정을 투입했습니다. 그 결과 교회 건물과 조직은 크고 아름답고 잘 조직 되었습니다. 그 대신 목사님들과 교인들의 영성은 너무 메말라 사회문제가 터지면 그 속에는 목사와 장로 그리고 교인들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실망할 때가 많았습니다. 보이는 건물과 교인들은 성장했지만 교인들의 영성은 너무 나약하여 이 사회 속에서 소금의 사명을 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봅니다.

천주교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저렇게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에만 있지 않고 산골짝마다 하나씩 있는 수도원이 그들의 영성을 지탱하고 있다고 봅니다. 불교의 승려들도 1년에 한 두 번씩 '하안거, 동안거'라고 해서 1백일씩 깊은 산사에서 참선하여 그들 나름의 영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의 목회자들은 1년에 기도원 한번 가기도 힘들 지경입니다. 신학교 때 뜨거운 영적체험 몇 번으로 평생 목회를 하려는 목회자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영성은 날마다 채워야 힘을 얻습니다. 아무리 큰 능력을 받아도 날마다 성령을 채우지 않으면 영성은 힘을 잃고 말 것입니다. 예수님은 날마다 습관적으로 깊은 기도와 묵상으로 영성 훈련을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셨지만 시간이 나면 조용하고 한적한 곳을 찾아서 하나님과 깊은 만남으로 그분의 영성은 늘 충만했습니다.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목회 일정대로 따라가다보면 심신이 피곤하여 지쳐버릴 때가 많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예수님의 영성을 찾아야 합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사람과 일을 피해서 한적한 곳을 찾아 나만의 골방에서 하나님과 깊은 만남을 가져야 잃어버린 영성과 하나님 나라를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깊은 만남을 가지기는 힘들 때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기도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기도원들이 지금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적다고 합니다. 이런 기도원을 기독교 수도원으로 만들어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언제든지 들어가서 며칠씩 묵으면서 조용하게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며 노동과 운동을 하면서 잃어버린 영성과 하나님 나라를 체험한다면 이 나라의 교회가 영성으로 충만할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다른 외부에서 찾으려면 끝이 없을 것입니다. 가장 먼저 나 자신에서 찾아야 합니다. 목회자들이 먼저 예수님의 마음과 정신 그리고 예수님의 삶으로 바꾸지 않고는 우리 한국교회는 소망이 없을 것입니다. 교회성장과 부흥이라는 무거운 짐을 위해 많은 수단을 동원하여 교회끼리 경쟁하는 모습은 도리어 선교의 문을 막는 우를 범할 때가 많았습니다. 신학교에 다닐 때는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섬긴다고 그렇게 다짐하고 서약했던 목사님들이 목회하면서 너무 세상에 물들어 세상의 수단 방법으로 목회하고 살아가는 것을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플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살아야 할 목회자들이 영성을 잃어버리면 하나님 나라가 아니라 자기 나라를 만들어 버리는 죄를 짓고 말 것입니다. 필자는 몇 년 전 어떤 책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죽음에 대한 책이었습니다. 죽음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앞에 있다는 것을 모르고 이 세상의 살 것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책을 읽고 죽음은 바로 내 앞에 있음을 깊이 깨닫고 나의 삶을 돌아보고는 큰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금 죽으면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나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내가 평생 주를 위해 산다고 하면서 죽음 앞에선 나는 너무나 부끄러웠고 나약했습니다. 그 해답을 얻기 위해서 성경을 묵상하며 깊이 기도하였습니다. 그때 나는 너무 텅 빈 나의 영혼을 발견하고 놀랐습니다. 때 묻고 메마른 나의 영혼을 돌아보고 깊은 회개와 눈물이 나왔습니다. 어떤 목회자의 소개로 자그마한 기도원에서 깊은 묵상과 기도를 통해서 나의 잃어버린 영성을 찾게 되었고 지금까지 나의 목적을 위해서 살아온 것을 깊이 회개하였습니다.

영성을 잃어버리면 나를 잃어버리고 예수님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목회자들이 영성을 찾으면 교회가 살고 이 나라가 살 것입니다. 하나님은 영성을 통해서 역사하시기 때문입니다.

서우재목사 / 사직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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