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목사 / 서울ㆍ연동교회

[ 제95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 profile ] 제95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대사회 및 총회 정책 질의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7월 15일(목) 13:45

1.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놓고 '개발이냐 보존이냐'는 논쟁이 최근에 큰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교회가 취해야 할 자세를 제시해 주십시오

4대강 사업은 정치논리에 의하여 논의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개발과 보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도 외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파괴로 이어지면 안 되며 보존이라는 이름으로 낙후 되어서도 안 된다. '개발이냐 보존이냐'는 논쟁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4대강의 기능성이라고 본다. 4대강이 강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면 사업을 통하여 강의 기능을 살려야 할 것이다. 만일 4대강이 강으로서의 기능을 완벽하게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을 진행한다면 마땅히 중단해야 할 것이다. 기독교가 지향하는 윤리적 방법론은 목적론도 결과론 어느 하나만을 취사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도 결과도 선해야 하고 동시에 과정도 중요하다. 교회는 4대강의 기능적 현상을 분명하게 밝혀 대화를 통하여 국민과의 소통을 통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인 촉매역할을 해야 한다.


2.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굶주린 북한주민을 지원해 왔던 교회의 활동도 주춤한 상태입니다. 이 시점에서 교회가 감당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제시해 주십시오.

그동안의 경험에서 볼 때 남북관계는 정치적, 안보적 역학관계가 발생할 때마다 경색되어 왔다. 현 정부의 탄생과 더불어 발생한 금강산관광의 중단과 개성공단의 사업축소, 그리고 천안함 사태로 최악의 상태가 되었다. 남북관계가 정치적으로 경색될 때에 비정치적 NGO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본인은 오랫동안 북한을 지원하는 단체의 장으로 섬기면서 교회는 북한에 대한 지원을 인도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 북한에 대한 지원은 선교적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통일을 위한 준비과정이어야 한다. 국제적 모니터 그룹의 보고에 의하면 지금도 북한에는 아사자가 있으며 특히 소아영양실조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교회는 가장 거대한 NGO로서 꾸준히 북한 주민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를 대신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3. 교회학교 어린이들의 감소로 한국교회의 미래는 점점 어두워가는 듯합니다. 여기에 사 회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는 더 이상 방관하고 있을 수 없는 사항입니다. 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주십시오.

저출산 문제는 사회의 복합적 문제로 교회가 쉽사리 풀 수 있는 단순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가정 당 자녀수가 1,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출산이 적은 나라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는 사회적 불안요인이 해소되기 전에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교육제도에서는 자녀의 교육문제가 장래문제와 연계되어 있으므로 자녀를 낳을 수 없는 것이다. 사교육비의 증가는 조기유학과 기러기가족의 증가로 이어지며 특히 가정 파괴의 또 다른 요인이 되는 것이다. 교회는 이 일에 대하여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사회의 불안요소들을 제거할 수 있는 정책과 압력단체로서의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교회 안에서 다산가정에 대한 출산장려금 지급과 국내입양의 장려 등도 교회가 정책적으로 수립하여 출산에 대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4. 한국교회 보ㆍ혁 갈등이 WCC 총회로 또 다시 재연되는 분위기입니다. 한국교회의 화해 와 연합에 대한 방안이 있다면 제시해 주십시오.

보혁의 갈등은 어느 시대 어느 지역에서나 있는 일이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한 민족이 이념적으로 전쟁을 치른 경험이 있는 분단국으로 전혀 다른 경우이다. 우선 보수나 개혁이 똑같이 상대에 대한 이해와 감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보수는 개혁 때문에 보수일 수 있고, 개혁은 보수 때문에 개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화해와 연합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대화를 통한 소통의 장을 여는 길밖에 없다. 보수와 개혁이라는 신학적 이미지 보다는 인간관계로 소통의 길을 열어야 하며 교류를 통하여 신학의 폭을 넓혀야 한다. 교권을 가진 자들의 쌍방의 대화는 어려울 수 있지만 신학생들의 교류, 젊은 신학자와 목회자의 교류를 통하여 점차적인 교류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5. 해마다 열리는 총회가 비효율적인 회의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람직한 총회 회의제도 운영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총대 1천5백명이 함께 역동적인 회의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현실적 총회 회의제도는 '중앙위원회'의 설치라고 본다. 총대수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총대 수는 고정 혹은 증원해도 좋으리라 본다. 총회가 개회될 때는 1천5백명 총대가 함께 축제적 분위기에서 개회하여 임원선거와 임원교체를 하고 다음날 오전에 각부 모임을 통하여 부 임원과 실행위원을 선출한다. 그리고 그 후에는 각부 실행위원, 노회 대표, 총회 임원 등이 중앙위원회를 구성하여 모든 안건을 토의하고 처리한다. 3백여 명의 중앙위원들이 회의를 진행하게 되면 효율적이며 경제적으로 회의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거대한 국제 기독교 기구들은 거의 중앙위원회 혹은 실행위원회가 회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우리 총회가 이렇게 해야 생산적 회의가 될 것이다.


6. 오늘날 우리 사회와 한국교회 안에 도려내야할 환부가 있다면 5가지만 나열해 주십시 오.

첫째는 '편가르기'이다. 사회와 교회 안에 만연한 편가르기는 포괄적 사고보다 배타적 사고에서 비롯되며 내 편이 아닌 사람을 외면한다. 둘째는 비합리적 정적 사고구조이다. 우리 사회나 교회는 합리적인 사고보다 정적인 사고가 발달하여 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최근에 문제가 된 특정 지역의 '라인'이 정권 때마다 도출되는 것이다. 셋째는 폭력적 자기  주장이다. 자신의 주장을 폭력적으로 표현하려는 기류가 거세다. 그래서 힘으로 주장하고 소리가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도 있다. 넷째는 탈법적 행동이다. 너무 쉽게 작은 법을 어기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작은 법을 지키지 못하면 큰 법도 지키지 못한다. 다섯째는 공권력의 무기력화이다. 경찰이 시위대에 몰매를 맞는 나라가 우리나라이며 교회도 총회나 총회 산하의 기관인 임원회, 재판국, 감사위원회 등의 지시나 결정을 예사로 따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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