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파고든 왜곡된 기독교 영성

[ 문화 ] 문선연 포럼 '대중문화, 영성을 주목하다-그 현상과 과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0년 07월 12일(월) 10:44

근래 유행하고 있는 뉴에이지, 판타지, 명상, 오컬티즘(occultism), 자기개발, 자기치유, 웰빙 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무엇보다 대중들의 영성적 욕구를 반영하는 문화현상들로 평가되고 있다.

출판계 베스트셀러인 '시크릿' 열풍이나 올해 상반기 최대 화제작인 '아바타'의 흥행, 심리학 서적의 출간 신드롬, 10대 상품으로까지 불리는 '걷기열풍' 등에는 현대인들의 정신적ㆍ영성적 관심이 깊게 반영되어 있다.

그런면에서 보면 '영성(spirituality)'은 더이상 종교의 전유물이 아니다. 세속적 삶에서 벗어나 하나님에게 헌신하는 삶을 함축하고 있는 '영성'의 의미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화적 현상 속에서 나타나는 영성적 관심을 분석하고, 교회공동체의 문화선교적 전략과 과제를 모색하는 포럼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지난 1일 문화선교연구원(원장:임성빈) 주최로 진행된 문화포럼 '대중문화, 영성을 주목하다-그 현상과 과제'에서 최성수박사(장신대)에 따르면 대중문화는 불만족스러운 현실에 대한 대안을 추구하려는 현대인들의 욕망이 반영된 것이고, 이것은 삶의 의미와 꿈을 향한 노력의 하나다. 예컨대 웰빙, 웰다잉, 요가, 마음수련, 영성훈련, 느리게 사는 삶, 걷기 등도 해체, 붕괴, 상실, 부재, 편향 등으로 표현되는 의미의 위기들을 극복하기 위한 동기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대중문화의 영성이 기독교에게 도전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대중들에게 대체종교적인 성격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대중문화의 욕구에 가장 신속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나타난 것이 바로 뉴에이지.

이에대해 황명환목사(수서교회)는 '뉴에이지, 제2의 전성시대를 맞이하라'는 제하의 발제를 통해 뉴에이지가 갖는 종교적 문제점으로 잔인성과 신비주의를 꼽았다. 황 목사는 "그들은 스스로가 왕이다. 왕이라면 윤리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런 개념은 엄청난 잔인성을 허락한다. 그들은 또 신비주의를 내세우며 기독교가 내쫓은 수많은 영적 존재들을 현실로 끌어들였다. 그들은 스스로 신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우주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대중의 욕구와 필요를 대변해 주는 기능이 있다. 시크릿에서 론다 번이 사람들로 하여금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과학적인 증거들을 통해 확인시켜 주고 있는 것과 같다. 긴장된 현실에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찾고 경험하려는 대중적인 관심의 표현이다. 때문에 최 박사는 "기독교 '영성'은 삶의 의미와 목적으로부터 배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으로부터 오는 인간의 소외와 두려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대중문화가 있다는 것은 대중들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는 것이고 대중들의 생명활동이 진행 중이며 어떤 의미에서든 대중의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는 그는 "대중문화가 기독교적인 대중만을 만족시키기를 기대할 수 는 없는 일이고 또 대중문화에 기독교적인 잣대를 대고 구분 짓는 것도 우스운 일인데도 교회는 윤리적이고 교리적인 배경으로 대중문화를 이해하려고 하며 소통에 있어서도 권위와 힘을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간은 앞으로 새로운 세계에 대한 경험을 갈망할 것이며 새로운 형태의 대중문화와 영성이 끊임없이 출현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는 대중문화의 영성을 통해 표출된 욕망과 그것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변혁적 기독교 영성과 교회의 미래'에 대해 발제한 성석환교수(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는 "세속적 가치와 현존하는 모순의 현실을 그대로 묵인하면서 예컨대 '긍정의 힘' 신드롬이나 자기성취와 자아실현에만 몰두하는 것은 오늘날 소비자본주의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간 왜곡된 기독교 영성의 전형"이라고 지적하면서, 공적 영역에서 책임적 역할을 감당하는 기독교 영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더이상 교회에 속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자신이 참여하고 싶은 공동체를 늘 갈망한다"는 성 교수는 "영적 관심을 가진 이들의 질문을 존중하여 교회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식과 배려로 준비해야 한다"면서 "교회는 사회와 소통하는 데 더욱 힘쓰며 그리스도인은 사회적 네트워크의 일원으로 더 큰 공적인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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