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세인트 자일스교회의 코비넌트

[ 윤경남의 문화유적지 산책 ] 윤경남의 문화유적지 산책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7월 08일(목) 10:39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이 상수리나무 아래에서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이후, 유대교와 기독교의 계약 개념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희생으로 '새 계약'을 맺기에 이른다.

중세시대 스코틀랜드에서 존 녹스가 교회개혁을 이끌며 시무했던 세인트 자일스(St. Giles) 교회의 프레스턴 회랑 벽에도 중세 스코틀랜드 교회 역사를 말해주는 희미하게 낡은 코비넌트(Covenant)가 큰 사진틀 안에 소중하게 들어있다.

   
▲ 머레이의 백작, 제임스 스튜어트가 자객의 총에 맞아 쓰러지는모습을 담은 스테인 글라스(왼쪽 사진)와 1638년에 서명한 코비넌트.
이 계약서는 1638년 당시 교회감독 제도로 되돌아가려는 찰스 왕에 반대해 신앙의 자유를 지키다 순교한 계약자(The Covenanters)들과 개혁을 위해 애쓰고 핍박받은 사람들의 서명이 들어있다. 마치 이 프레스턴 회랑에서 서명한 역사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결의마저 보였다.

그 위로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의 그림은 존 녹스의 친우이며 매리 스코틀랜드 여왕의 오라버니이자 머레이의 백작인 제임스 스튜어트가 반대파에게 순교 당하는 가슴 아픈 장면이다.

마음을 함께해 온 절친한 친구의 장례를 집례한 존 녹스는 무어라 설교를 했을까? 스코틀랜드 교회를 다시 가톨릭으로 돌려놓으려는 매리 여왕을 설득하는데 실패한데다, 그 여왕의 자객에게 여왕의 이복 오빠이며 친구인 제임스마저 잃은 녹스의 처절한 심정을 그의 '예정관'을 떠올리며 이해하려 해본다.

하나님의 예정을 이해할 수 없는 신비로운 것으로 전제한 최초의 신학자인 그는, 예정이 적극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하나님은 어떤 이들에게 그의 뜻에 따라 구원과 영생을 선언하며 선택하시는 반면 나머지 사람들에겐 영원한 멸망 또는 저주를 선포하심으로써 유기하신다는 것이다. 액자 속 코비넌트도 그의 심정을 이해하려는 듯 더욱 초연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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