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메섹 회당에서의 전도

[ 연재 ] 사도바울행전II. 다메섹에서 안디옥으로(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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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7월 06일(화) 19:00
   
▲ "아나니아라 하는 이가 '형제 사울아, 다시 보라' 하거늘 그를 즉시 쳐다보았다."(행 22:13) 13세기의 유리판 그림, 루앙 대성당.

청년 바울이 그리스도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것은 주후 33년의 일로 추정한다. 그는 다메섹에서 아나니아의 안수로 눈을 뜨게 된 후, 그 다음 안식일에 회당에 가서,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전파하였다.

청년 바울이 다메섹 유대인의 회당에서 어떤 내용의 설교를 하였는지 구체적인 것은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그가 훗날 서신 속에 기록한 내용의 설교를 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딤전 1:15).

"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으니,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니 차별이 없느니라"(롬 3:21~22).

"그가 또한 우리를 새 언약의 일꾼 되기에 만족하게 하셨으니, 율법 조문으로 하지 아니 하고 오직 영으로 함이니, 율법 조문은 죽이는 것이요 영은 살리는 것이니라"(고후 3:6).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내가 하나님의 은혜를 폐하지 아니하노니, 만일 의롭게 되는 것이 율법으로 말미암으면 그리스도께서 헛되이 죽으셨느니라"(갈 2:20~21).

다메섹 도상에서 나사렛 예수를 만나고 나서 청년 바울은 회심하였다. 그 회심은 윤리면에서 회개하고 이를테면 '참 사람'이 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빌 3:6)였다.

청년 바울의 회심은 어느 종교에서 다른 종교로 옮겨간 개종도 아니었다. 회심 전에 그가 믿은 하나님은 엘 샤 다이요 엘 엘리온이며 아도나이시다. 그리고 회심 후가 그가 믿는 하나님은 같으신 분으로서, 전능자시요 창조주이며 주님이시다.

청년 바울의 회심은 한마디로 율법과 십자가의 문제였다. 지금까지 율법을 지키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고 확신하던 바울이었다. 그 율법의 도를 버리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믿게 된 것이 그의 회심이었다. 율법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하나님과 맺어진 것이다.

청년 바울이 믿은 하나님은 예전과 같은 하나님이지만, 하나님과 더불어 걸어가는 방법이 예전과는 근본적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 때에 그는 새 생명을 체험하게 되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이 말은 율법을 행하는 일에 열심이었던 청년 바울은, 사실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예전에 죽은 자로서 살려고 발버둥질한 것이다.

청년 바울은 회심한 후에 그 사실을 자각하였다. 그는 율법주의가 죽음의 짓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때문에 바울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손해로 여긴다"(빌 3:8)고까지 말하였다.

김희보 / 목사ㆍ서울장신 명예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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