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열매가 될래요"

[ NGO칼럼 ] 엔지오칼럼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7월 01일(목) 11:00
   
김미라/ 한국 컴패션 경영지원실장
양육하는 데에는 꾸준한 노력과 시간 그리고 돈이 들어간다. 어쩌다 후원자들을 만나 컴패션은 양육하는 곳이니 매달 양육비가 꾸준히 들어가야 하고, 편지도 꼬박꼬박 잘 써 주시라고 말씀을 드릴 때마다 미안해진다. 경기도 안 좋은데, 바쁜 분들한테 무슨 편지 독촉이냐 싶다. 하지만 실은 그 외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 많다.

애 하나 키우려면 필요한 게 돈뿐이 아니다. 성경공부는 물론 학교 공부는 잘하는지, 밥은 잘 먹는지 친구들이랑 사이는 좋은지 등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학년이 높아지면 이성문제, 용돈사용, 대인관계 문제, 진로문제까지 일일이 챙겨야 한다.

얼마 전 태국컴패션에 간 적이 있다. 각기 다른 어린이들이 어떻게 보살핌을 받고 있는지 돌아보며 다시금 이 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태국 국경에서는 난민이, 방콕과 대도시에서는 도시 빈민이 문제였다. 그리고 영적인 문제가 그 배후에 도사리고 있었다.

잦은 쿠데타에서 알 수 있듯 태국은 도시 빈민들이 가지는 박탈감과 상대적 빈곤감이 크다. 하지만 대부분의 컴패션 등록 어린이들은 절대적 빈곤상태의 빈민이다. 태국 동부 지역 TH-641, 컴패션어린이센터가 세워져 있는 쁘라찐부리교회는 1998년부터 컴패션어린이센터를 통해 어린이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불이 난 상가의 한 창고를 개조해 만든 교회. 컴패션 직원들은 이곳에서 기본적인 어린이 양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한편, 학대 받은 어린이들을 돌보고 상담하고 경찰과 지역 기관과 연계하여 주민들에게 어린이들의 인권에 대한 바른 인식을 전하고 있었다.

친엄마에게 다리미로 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은 소년, 한 집안에서 할아버지, 삼촌 등 세 명의 직계가족에게 성 학대를 당한 8살 여자 아이, 엄마가 매춘을 시킨 16세 소녀 등 2백여 명의 어린이들이 등록되어 있었고, 쉼터 기숙사에서 생활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학대를 당한 89명의 어린이가 현재 이 곳에 있거나 다녀갔다.

16세 소녀는 친구들까지 끌어들여 매춘을 하던 중 컴패션 양육으로 그것이 잘못임을 알았다고 한다. 그 엄마는 현재 복역 중이다.

학교에서 돌아온 쉼터 어린이들의 환한 웃음을 보면, 도무지 학대를 당한 것 같지 않은 밝은 얼굴이다. 이 어린이들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실은 예수님이다. 그리고 정성스러운 돌봄이다. 여러 어린이들의 개별적인 상황을 말해 주며 지난 병력이 어땠는지, 얼마 만에 영양실조에서 벗어났는지, 언제 예수님을 영접했는지 알려주는 어린이센터 센터장의 얼굴이 검게 탔다. 사방의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 살펴보느라 제대로 쉬지 못한 얼굴이다. 그 뿐이 아니다. 상가 구석, 불이 탄 창고를 개조했을 만큼 작은 교회가 이런 컴패션 사역을 결심하고 진행했다는 것부터 감동적이다. 어린이센터 직원들의 수고, 교회 사역자의 결단이 어린이들의 해맑은 얼굴 뒤에 숨어 있었다. 그리고 후원자들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방콕 근처에서 만난 8세의 콘티챠(Chonticha Jansri)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흙 바닥 위에 낡은 매트리스를 깐 것이 집의 전부인 방에서 4명의 자매가 부모와 산다. 후원자의 편지를 자랑하던 콘티챠는 좋아하는 구절이라며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요 15:5)를 외운다. 왜 이 말씀이 좋으냐고 물었다.

"사람들은 열매를 보고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알잖아요. 저도 예수님의 열매가 되어서 예수님을 알릴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콘티챠와 같은 를 컴패션 모든 어린이를 통한 예수님의 열매를 기대한다. 이런 어린이들이 있는 한 후원자, 사역자, 어린이센터 직원 모두가 협력하여 눈물과 땀으로 심는 이 사역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