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대한 기대

[ 기자수첩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06월 30일(수) 15:17
요즘 사회 이슈들을 놓고 교계에서도 의견이 모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부 연합기관들이 입장을 밝히며 공감대 형성에 힘쓰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교회들은 바라만 볼 뿐이다. 사실 지교회 목회자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입장을 정하고 교인들을 끌어가기란 쉽지 않다. 분명한 명분과 정보 없는 접근은 오히려 교회 분열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천안함 사건 직후 기자가 방문했던 어떤 교회의 주일예배는 북한 규탄대회를 방불케 했다. 또 다른 교회는 여러가지 의혹을 제기하며 정부의 발표를 비난했다. '이런 의견 차이를 잘 관리하지 못하면 많은 교회와 교인들이 상처를 입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했다.
 
기자는 '여러 의견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곳'이 성숙한 조직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의견차가 갈등과 반목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 하나님의 뜻에 맞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그리고 그 결정에 대해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리더'와 '예언자'가 필요하다.
 
최근 사회 현안들은 기독교인을 포함해 너무 많은 사람들을 서로에게 상처만 입히는 토론과 폭력의 장으로 내모는듯하다. 심지어 대북 관계에 있어서는 대화의 노력도 없이 '전쟁도 불사한다'는 강경입장으로 치닫고 있으며, 전쟁 영웅을 숭상하려는 사회적 분위기까지 느껴진다.
 
요즘은 사회 NGO나 타종교들에서도 '평화'를 슬로건으로 모임이나 시위를 많이 한다. 교회는 항상 평화를 위해 싸워왔다. 그렇기에 모두가 싸우려하는 지금은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리더십, 지략, 정보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곳이 교회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 현안들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연구가 절실하다. 물론 입장 없이 피해가거나 상황을 더 지켜볼 수도 있지만 그러다보면 예언자나 리더의 역할은 누군가에게 양보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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