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특별히 복음 받아 들일 준비돼 있는 교회"

[ 선교 ] 2010 에딘버러 한국대회, 엘리자베스 언더우드교수 한국선교 평가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0년 06월 29일(화) 14:01
   
▲ 2010 에딘버러 한국대회에는 세계 각지의 선교 전문가들이 참석해 백여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선교의 미래를 전망했다. 사진/장창일차장
선교사들의 눈에 비친 1800년대 초반 조선인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이미 장로회신학대학교의 전신인 조선신학교를 설립했던 사무엘 마펫박사는 1910년 에딘버러선교대회에서 발표했던 논문, '복음화 사역에서 현지 교회가 차지하는 위치'에서 당시 조선을 "비기독교 국가 가운데서 복음화되는 첫째가는 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당시 마펫목사는 "(조선이) 일본이나 중국같은 통상대국이 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하나의 기독교 국가, 하나의 영적 강대국이 되지 않을까"라고 밝혔고, 이에 대해서는 훗날 WCC 창립에 기여하고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던 존 모트와 같은 세계적인 기독교지도자들과도 깊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인들이 기독교 신앙을 그 어떤 민족보다 잘 수용한다는 지적은 다른 선교사들에게서도 자주 언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2일~24일까지 서울교회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진행됐던 1910년 에딘버러 세계 선교사대회 백주년 기념 2010 한국대회에서 발제했던 호러스 언더우드선교사의 4대 손녀인 엘리자베스 언더우드교수(미국 이스턴켄터키대 사회학과)도 논문에서 한국인의 '특별한 신앙심'에 대해 지적해 관심을 끌었다. 그녀는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79년 도미했으며, 일리노이대학에서 '선교사 정체성과 동일시:한국의 북미 선교사들'이란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엘리자베스 언더우드교수는 3세 원득한(Richard Fredrik Underwood)선교사의 딸. 원 선교사는 지난 2004년 양화진에 묻힌 원일한교수(연세대)의 넷째 동생이기도 하다.
 
엘리자베스 언더우드교수는 "많은 복음주의 선교사는 한국이 특별히 복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느꼈고, 상당 부분 선교사들이 한국인과 소통하고 동일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한국북부의 경이적인 현상에서 잘 나타나듯이 기독교 메시지에 대한 한국인들의 응답 때문이었다"면서, "새로운 기독교인들의 특징을 대부분의 선교사는 감탄했고 존중했다. 그들은 자주 미국교회에 편지를 써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국인 형제 자매들의 모범으로부터 배우라고 촉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직계조상들의 선교편지와 일기 등의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의 선교역사에 대해 연구해 온 엘리자베스 언더우드교수는 선교초기에 '한국적 기독교'가 분명한 특징을 보여줬다고도 평했다. 그녀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한국인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가진 복음 전도자, 그들 교회의 지도자가 됐고 교회 건립의 설립자이자 재정을 지출하는 자가 됐으며, 기독교인의 삼에 대해 스스로의 해석을 할줄 아는 자가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성장하는 한국교회를 위한 선교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기술했다. 엘리자베스교수는 "대부분의 교회와는 멀리 떨어진 선교본부에서 선교사는 성례전과 성경훈련을 했으며 인쇄물을 제공했고 관리했다. 한국인이 성경이나 기독교신학에 대해 표현하거나 해석하는 것이 성서적으로 잘못됐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선교사는 많은 경우 한국 기독교 형성에 촉매제 역할만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언더우드교수는 당시 선교사들이 남긴 문건들을 연구한 결과 선교사들은 한국 기독교인들이 개인의 복음전도와 교회에 대한 재정적 지원, 십일조의 형태로 '날연보'를 드리는 것, 성경지식, 성경공부에 열심이고 신실한 기도생활을 하는 것은 미국인보다 뛰어나다고 봤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새벽기도와 산기도에 대한 선교사들의 해석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녀는 "한국 기독교가 미국 기독교와 다른 점은 바로 강조점과 실천이었고 이는 새벽기도와 산기도 등 일부 한국의 종교적 표현에서 빌려 온 실천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초창기 선교사들이 한국인들의 신앙생활에 대한 뜨거운 열정에 크게 놀랐었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증조부인 호레스 언더우드선교사가 한국교회 성장의 가장 큰 이유라는 주변의 평가를 '오만하고 주제넘는 일'이라고 전제하고, 한 국가의 복음화에 대한 공이 특정 선교사에게 맞춰지는 현상에 대해서 크게 경계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교수는 "주님은 나의 증조부모가 그 사역의 일부가 되게 허락하신 것이고, 한국에 왔던 외국 선교사들을 신화화 하는 것은 말씀의 핵심을 놓친 것"이라고 단언하며,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방점을 찍기도 했다.
 
한편 2010 한국대회는 △에딘버러 세계선교사대회의 회고와 전망 △성경과 선교신학 △선교와 타종교 △선교와 현대사회 △선교와 영적 지도력 △선교와 교회(목회) △한국선교와 신학교육 △문화와 사회변동 △선교와 연합 △한국교회와 세계평화 등 10개 분과로 나눠 백편이 넘는 논문들이 발표됐다. 백년 전 대회가 학술대회였던 만큼 한국대회도 지난 백년 간의 선교와 향후 나아갈 미래에 대해 학술적으로 심도깊은 평가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대회의 대표대회장 이종윤목사(서울교회)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선교사를 많이 보내고 있는 한국교회가 이제는 세계선교에 대한 책임있는 발언을 해야 한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발표된 논문들을 통해 이와 같은 기여를 할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2010 한국대회는 서울에서 뿐만 아니라 지난 25일~27일에는 인천 주안장로교회(나겸일목사 시무)에서 열렸으며, 7월 4일~5일에는 부산 수영로교회(정필도목사 시무)에서도 연이어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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