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엇보다 하나님께 영광을!'

[ 나의삶나의신앙 ] 나의삶나의신앙-오정수장로 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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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6월 24일(목) 10:27
서울교회ㆍ전국장로회연합회 부회장

하나님의 섭리는 너무 오묘해서 인간이 그 뜻의 깊이를 측량할 수 없는 것 같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라는 말씀처럼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인간적으로 보기에 고난으로 여겨지는 일들도 시간이 지나면 모두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알게 되는 일들이 참 많은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 매부의 사업이 도산하자 보증을 섰던 부모님에게까지 그 여파가 미쳐 더 이상 학업을 이어가기가 어려워졌다. 당시 상황을 원망하기보다는 기도하며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나는 학업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학업으로는 사회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면 하나님의 교회를 보다 잘 섬기고 주변 사람에게 더 잘 베풀 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기도 끝에 내린 결론은 '사업'이었다.

   
▲ 주일을 지키기 위한 나의 결심은 군대에서도 계속됐다. 당시에는 주일마다 근처 냇가에 가서 일주일치 빨래를 해야 했지만 나는 예배를 드리러 갔다. 늘 내곁에서 변함없이 나의 모든 것을 감찰하셨던 주님의 은혜를 경험했던 군대 시절 나의 모습(오른쪽).
김해에서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필자는 가족이 서울로 이사를 오면서 학업을 2년간 쉬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한양공고로 진로를 수정하고 대학진학을 과감히 포기했다. 물론 그때도, 때로는 지금까지도 학업을 계속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남아있지만 그때의 그 결정을 후회해본 적은 없다. 나의 적성과 내가 처한 상황 속에서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군대에 다녀온 후 RTV(라디오TV기술자격증) 기술자격증을 가지고 학원의 강사로 취업했다.(이곳에서 근무하다가 아내 이영희권사를 만나 평생의 동반자가 됐다.) 이후 연성고등학교에서 기술 교사를 모집해 교편을 잡기도 하고 의정부에서는 학원도 경영해봤다.

그러다가 1973년도에 오디오시스템을 제작하고 교회에 설치도 해주며 가전제품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교회를 대상으로 이익을 낸다는 것이 부담스러워 이 일을 중단하고 가전제품 도매영업을 하게 됐다. 1984년도에는 LG전자와 계약을 맺고 지금의 사업체 '영광전자'를 설립했다. '사업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아주 단순한 생각에서 지은 사명(社名)이었다.

하나님은 이 사업체에 필자가 가진 능력에 비해 엄청난 축복을 쏟아주셨다. 영광전자는 하나의 대리점에 불과했지만 일반 타 대리점 2~3백 곳에 해당하는 매출을 올렸다. LG전자 출범 이래 이런 판매 실적은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기적적인 매출의 비결을 물어왔다. 그러나 솔직히 당시 출석하고 있던 교회가 건축을 시작해 대부분의 시간을 교회 일에 매달려 있었다. 이 질문에 대해 내가 "현재는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간 중 회사를 위해서는 20%밖에 사용을 못하고 있습니다. 교회 건축이 끝나면 이제 제대로 사업에 투신해 볼 생각입니다"라고 이야기하자 사람들이 아연실색했다. 그러나 이 말은 사실이었다. 사업이 이렇게 번창할 수 있었던 것은 교회가 나를 필요로 할 때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나아가자 모든 지혜 위에 뛰어나신 하나님께서 부족한 필자 대신 경영을 맡아 운영해주셨기 때문인 것 같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대리점 운영을 하며 도산하기도 하고, 어려움을 당하기도 했지만 하나님은 나에게 늘 피할 수 있는 길을 주셨다. 하나님과 교회를 섬기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더 많은 축복으로 채워주신 것이다.

지금도 항상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물질의 축복을 주신 것은 나 혼자 호화롭게 살라고 주신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재정을 꼭 필요한 곳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쓸 수 있게 기도하고 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이 아버지의 것이기 때문이다.

/정리 표현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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