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그리스도인

[ 논단 ] 주간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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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6월 24일(목) 09:53
이형규 / 한기총언론출판위원장ㆍ장신대 이사

필자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 물론 새벽기도의 영향이 크지만 또 다른 하나의 비결은 독서이다. 지루함과 나태함이 생활에 끼어들 틈이 조금도 없다. 왜냐하면 책은 필자에게 생활의 활력과 자기반성 그리고 감동과 꿈을 실어주기 때문이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지식의 원천은 역시 '책'임을 부인할 수 없다. 수많은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광속으로 소통되는 현대 사회에서 양질의 정보를 얻고, 정보의 정확한 핵심을 파악해내는 능력이 아주 중요한데, 그러한 능력은 독서를 통해 길러진다. 새로운 지식과 능력을 요구받는 현대인에게 독서는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독서는 미래를 위한 든든한 투자임에 틀림없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은 매우 적은데,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2009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1년 동안 1권 이상의 책을 읽는 비율은 성인 71.7%('08년 72.2%), 학생 93.7%('08년 89.1%)로 조사되어 성인 10명 중 3명은 1년 동안 1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의 가장 흔한 핑계는 바쁘다는 것이다. 독서의 유익과 필요성을 잘 알면서도 바쁘다는 이유로 책을 멀리하며, 그나마 손에 잡히는 책은 읽기 쉽고, 가볍고, 보기 좋은 책이다.

깊이 생각하기를 싫어하며, 필요한 정보만 단편적으로 이용하고, 자신의 기호와 취향에 맞는 것만 골라 읽는다. 한 마디로 이런 사람들은 정신적 영양실조에 걸려 사고가 편협하며, 대인관계 또한 원만치 못한 경우를 많이 본다.

바쁘고 분주한 가운데서도 현대인들이 책을 꼭 읽어야 함은 물론이고, 좁은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좀더 다양한 분야로 독서의 폭을 넓혀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저명한 소설가 스티븐 킹은 다양한 독서를 통해서 평범한 작품과 아주 한심한 작품들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축적해 간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독서의 힘이다. 다양한 실용적인 독서를 통해 삶의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능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목표 설정 능력'이다. 둘째, 처리해야 할 다양한 일들에 우선순위를 부여한 다음 추진하는 '우선순위 결정 능력'이다. 셋째, 트렌드를 읽고 기회를 찾아 낼 수 있는 '기회 포착 능력'이다. 넷째, 타인들의 장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조적 표절 능력'이다. 다섯째, 다양하고 복잡한 사실들을 꿰뚫을 수 있는 '정리하는 능력'이다. 여섯째, 사실이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 다음에 논평할 수 있는 '코멘트하는 능력'이다. 일곱째,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공감하는 능력'이다. (공병호, '핵심만 골라 읽는 실용 독서의 기술' 중에서)

목회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성경(본문)과 사람(회중)과 그 시대를 잘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전과 양서와 신간, 베스트셀러, 시사 잡지 등을 균형 있게 읽어야 한다. 이것들은 모두 설교의 풍부한 예화 자료가 된다. 설교자 워렌 위어스비는 "목사에게 있어서 폭넓은 독서는 가치 있는 것이다. 당신이 읽은 모든 것이 목회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했다. 21세기 한국교회의 수준은 목회자의 수준에 달려 있고, 목회자의 수준은 독서 수준에 달려 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명언이 있지 않은가.

독서는 자신을 성장시키는 탁월한 습관일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 사역의 도구가 된다. 현대 교회의 부흥 성장은 목회자 한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훈련되고 성숙한 평신도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성경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현 시대와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갖추어야 한다.

성경책 이외에는 아무 책도 읽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결코 건강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신앙의 열매는 인격의 성숙으로 나타난다. 마음의 양식이며 영혼의 양식인 독서를 통해 인격이 성숙해지고, 편협하고 소극적인 독서습관으로 인한 영적 빈곤함과 인격적 가벼움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성경읽기와 다양한 독서를 통해 영적으로,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건강한 그리스도인이 되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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