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 생태신학의 기본 패러다임과 내용

[ 최근신학동향 ] 6. 생태신학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6월 15일(화) 17:53

생태신학의 기본패러다임은 무엇인가? 생태신학은 어떤 내용에 관심하는가? 생태신학의 기본인식과 내용들은 무엇인가? 당연한 질문이다. 대답하기 전에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자 한다. 생태신학은 자연에 대한 신학적, 성경적 논의라는 것을.

이제 이 질문들에 답한다면, 우선 생태신학은 철저히 자연을 하나님의 창조로 인식한다. 기독교 창조신앙은 결코 우주 자체에 대한 객관적 설명이나 자연과학적 지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자연의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고백과 찬양과 감사를 목표로 한다.

둘째, 생태신학은 성경을 생태학적 관점에서 오늘의 위기 상황에 적절하게 해석해 내고자 한다. 이것은 오늘날 파괴된 자연의 위기를 생각하면서 이 자연에 대하여 과연 성서가 우리에게 주는 답이 무엇인가에 관심을 가지고 성서를 읽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 우리의 생태학적 경험과 맥락을 한 지평으로, 성서본문의 의도와 맥락을 다른 한 지평으로 삼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본문 속에서 발견되어진 생명과 자연의 의미, 하나님과 모든 피조물의 관계성의 의미를 오늘의 지평으로 가져와서 우리의 인식과 실천의 변화를 모색하고자 하는 해석이다. 이런 해석이 가능한 것은 이미 성경이 풍부한 생태학적 사고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경은 결코 자연적대적인 책이 아니다.

셋째, 생태신학은 심미적, 통합적, 감응적 자연인식 패러다임이다. 기계적 자연관 내지 근대 자연과학의 자연 인식은 분석적이고 객관적이며 대상을 개체화시키는 인식 방법이었다. 인식의 주체인 인간은 자신을 인식 대상인 자연과는 철저히 분리하여 객관적으로, 그리고 자연을 통합적으로가 아니라 서로 개체화시켜 인식하려하였다. 그러한 인식의 이면에는 어떠한 생명에의 경외나 자연의 전체적 아름다움이나 자연과의 대화, 감응에 대한 생각이 있을 수 없다. 기계적 자연관은 자연을 분석하고 지배하기 위하여 인식하였다. 그들의 인식 방법은 언제나 환원적이었다. 철저히 개체화시키고 나누었다.

이에 반하여 기독교의 생태적 자연 인식은 전체적, 통합적이다. 참된 자연 인식은 주ㆍ객, 즉 인간과 자연의 상호 하나됨의 내적 체험, 상호 감응의 내적 체험을 의미한다. 그리고 신학적 자연 인식은 시간적으로 전체적이다. 이것은 자연을 전 자연의 역사의 관점에서, 다시 말하여 창조 이후로부터 종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전체를 하나님 나라를 향한 목적론적 자연의 과정으로서 인식함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하나님 나라를 향한 도상에 있는 피조물들의 탄식과 고통을 공감하고 받아들이는 그러한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넷째, 생태신학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우주적 차원의 회복을 추구하는 신학이다. 하나님은 피조물 없이 존재하실 수 있으나 실제로 피조물 없이 존재하는 분은 아니다. 하나님은 아들을 통하여 그의 영 안에서 만물을 창조하시며, 그들 안에 내주하신다.

하나님은 온 우주의 창조주이시며, 예수 그리스도는 창조의 중보자이시며, 성령은 생명의 영으로서 모든 피조물들을 양육하시며 보호하시며 기르시는 분이시다. 자연 피조물들을 언제나 하나님과의 연관성 속에서 인식한다면, 자연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섯째, 생태신학은 인간의 한계와 책임을 강조한다. 주인과 노예의 관계로 인간과 자연을 보는 모더니즘적 패러다임을 수정하고 하나님 앞에서의 자연에 대한 인간의 청지기 책임을 그 내용으로 하는 신학이다.

인간은 자연을 파괴하고 착취하도록 힘과 권능을 부여받은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생태적 합리성을 가져야 한다. 이 생태적 합리성이란 바로 인간의 무제한적 힘의 제한이다. 한계 인식이란 이 지구는 제한적이며, 스스로 가지고 있는 자연의 정화 능력도 역시 제한되었다는 사실, 끝없이 인간에게 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자연이 아니라는 점, 인간은 언제나 인식의 주체가 아니며 자연의 주인과 소유주가 아니라는 인식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생태적 패러다임은 실천을 지향한다. 생태신학은 철저한 생태적 회개와 실천을 요구한다. 회개에는 뼈아픈 고통이 수반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연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기존의 신념과 가치와 생각들을 철저히 바꿔야 하며, 생존을 위해서는 바로 이 방법밖에 없다는 확신과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김도훈교수 / 장신대 조직신학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