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문화를 활용한 창의적 교수학습법이란? <下>

[ 신교사대학 ] 신교사대학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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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6월 15일(화) 17:50

최근 기독교교육정보학회 학술대회에서 손성현 교수는 "비블리오 드라마의 교육적 가능성에 대한 고찰"을 발표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에서 보편적으로 주목받아온 비블리오 드라마가 한국교회에서도 성서를 연구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음을 제안했다. 비블리오 드라마는 성서연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성서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로 재구성해서 연극처럼 표현하는 방식이다. 전승된 자료로서의 성서와 젊은 세대 사이가 멀어져 있고, 성서를 배우는 젊은이들 간에 서로 개별화되어 있으며, 기성세대인 교육자와 성장세대인 학습자가 소통하지 못할 때 비블리오 드라마는 전존재가 참여하는 교육적 사건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가 된다.

손 교수는 비블리오 드라마의 교육적 가능성을 셋으로 제시했다. 첫째는 미학적 차원으로써 온몸으로 경험하고 표현하는 창조적인 배움이라는 것이다. 비블리오 드라마로 성서의 본문을 다루면 그 내용을 눈과 머리로 그냥 지나칠 수 없고, 음악적인 요소와 미술적인 요소를 활용한 자기 몸의 표현과 다른 사람의 표현에 집중하면서 온몸으로 본문을 곱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윤리적 차원으로서 상호작용 속에 타자를 발견하는 교육이라는 것이다. 비블리오 드라마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끼리 소통하는 가운데 함께 배우는 과정이며, 타자를 외면하거나 자기 입장에서 판단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셋째는, 성서해석의 차원으로서 성서이야기와 자기 삶의 이야기를 쌍방에서 해명한다는 것이다. 성서해석이 자기 삶에 도움을 주고 자기 삶이 성서해석에 도움을 주며, 성서 이야기가 자기와 무관한 옛날의 기록이 아니라 자기 삶에 적극 투영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영상이 자기 삶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학생들에게 분필 들고 칠판에 쓰기만 하는 고전적인 강의 방식을 멈춘 지가 오래되었다. 필자가 강의에서 활용하는 교수학습의 수단은 이러하다. 첫째는 강의내용을 글자와 그림 또는 사진으로 조합한 프레젠테이션으로 표현하고, 보충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칠판을 보조로 사용한다. 둘째는 강의주제를 잘 담아낸 영상물, 짧은 영화나 다큐멘터리 또는 긴 영상물 가운데서 편집한 것을 활용한다. 셋째는 강의를 위해 개설한 인터넷 사이트에 학생들이 가입해서 참고자료를 열람하고, 언제든지 질문과 토론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교회에서 사용할만한 몇 가지 영상물을 소개한다. 첫째는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다. 한 민둥산에다 수십년 동안 나무를 심어 사람들이 살만한 환경을 만든 노인의 이야기이다. 생태생명과 창조환경의 보전이나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할 때 적당하다. 둘째는 'MOST'라는 제목의 체코영화이다. 홀로 아들을 키우지만 아들 때문에 행복한 아버지가 일터에 놀러온 아들이 철교에 꼈을 때 기차가 안전하게 지나가도록 아들이 죽을 것을 알면서 철교를 닫는 내용이다. 자신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 자신의 불행과 타인의 불행,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사이에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독생자를 희생하신 하나님의 마음은 어떠하셨을지 질문하게 한다. 셋째는 김우현 감독의 팔복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이다. 통일될 때까지 신발을 신지 않기로 작정하고 겨울에도 맨발로 다니며 통일을 부르짖었던 최춘선 할아버지의 실화이다. 

정종훈교수 / 연세대학교 기독교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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