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사들 열정과 헌신에 깊이 감사"

[ 선교 ] 한-러 수교 20주 맞아 열린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성회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06월 09일(수) 16:38
   
▲ 지난 5월 5~7일과 18~20일에는 각각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인 선교사들과 지역 교회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선교 전략을 모색하는 선교대회와 성회가 개최됐다. 사진은 모스크바 대회 참석자들.

올해는 1990년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체결된 한국과 러시아(구 소련)의 공식 수교 20주년이 되는 해다. 양국은 과거 수호통상조약을 맺기도 했지만 러일전쟁 이후 적대적 관계를 이어가다가 7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관계가 호전됐고, 이후 88년 올림픽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
 
양국 수교는 러시아 기독교 역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만큼 불모지인 러시아에 한인 선교사들을 통해 많은 복음의 씨앗이 뿌려졌던 것.
 
지난 5월 5~7일과 18~20일에는 각각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인 선교사들과 지역 교회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선교 전략을 모색하는 선교대회와 성회가 개최됐다.
 
특히 5~7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선교 비전과 선교사의 역할, 협력'을 주제로 열린 '한-러 수교 20주년 기념 모스크바 선교 대회'에서는 지역 선교사, 국내 목회자, 현지 교단 대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된 현안들을 중심으로 향후 선교 방향을 제시하는 '비전 선언문'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이번 선언문은 △사역지의 문화와 종교를 존중하며 대화를 통해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현지 교회 및 기관들과의 협력이 부족했음을 자성하고 동역에 힘쓴다 △다양한 분야의 현지인 지도자를 양성한다 △복음전파와 사회복지를 병행한다 △자전, 자치, 자립하는 현지 교회를 세우며 세계 선교에 동참하도록 한다 △한국 선교사들은 교파와 교단을 초월해 연구 및 협력에 동참한다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어 러시아뿐 아니라 각국의 선교 현장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는 러시아 현지교회 리더들의 의미 있는 발표도 이어졌다.
 
개회예배에서 설교한 십꼬 유리목사(전 침례교 총회장)는 한국 선교사들의 열정과 지원에 깊은 감사를 전하며, "러시아교회들도 한국교회의 기도, 열정, 경건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자로목사(오순절)는 소속 교단이 향후 10년을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시기'로 정하고 이를 위한 사역자 4백명을 지원받아 8년 6개월 동안 러시아 곳곳에 복음을 전하는 민족 복음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허 발렌틴(감리교)목사는 한인이 세운 감리교회와 미국인이 세운 감리교회의 연합을 과제로 제시하고 역사나 음악 등 다양한 교육을 통한 교회 성장 전략을 소개했다.
 
러시아 선교의 현 위치와 미래를 주제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주제토론에서는 △정교회에 대한 이해와 대화 노력 △개신교단들의 협력 △다양한 지도자 양성이 부족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10년과 20년 후를 전망하며 계획을 수립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함께 본교단 선교사들과 장로교단 파송 선교사들을 통해 세워진 교회들을 중심으로 현지에 장로교단 총회 창립도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한편 5월 18~20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한러 수교 20주년 기념 목회자 수련회와 성회'가 열렸다.
 
특히 목회자수련회에는 현지인 목회자와 지역 한인 선교사 대부분이 참석했으며, 저녁 성회는 교단을 초월해 많은 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은혜와 사랑을 나누는 자리로 이어졌다. 또한 처음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조찬기도회에도 사회 인사와 목회자, 공무원들이 대거 참석해 교회에 협력하며 지역 사회발전에 힘쓸 것을 다짐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모스크바 선교대회 대회장과 상트페테르부르크 성회 주최측으로 활동한 총회 파송 러시아선교사회 회장 이정권목사는 "한인들의 러시아 선교 역사는 1백년이 넘었지만 모스크바 등 서부지역은 양국의 수교와 함께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며, "하나님이 러시아 선교의 문을 활짝 열어주신만큼 한국교회와 선교사들,현지교회가 협력해 러시아 복음화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의 한국측 참석자들은 현장에서 사역하는 한인 선교사들을 비롯해 김동엽목사(목민교회), 황형택목사(강북제일교회), 장경덕목사(가나안교회), 김영곤목사(방파선교회 총무), 김병삼목사(기감 만나교회), 고신일목사(기감 기둥교회), 지형은목사(성결 성락교회), 한상호목사(기감 주안교회) 등이며 이들의 지원과 기도에 현지 선교사들과 사역자들은 큰 힘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교회 리더들은 공식적인 발언을 통해 '한인들이 러시아 복음화에 크게 기여했음'을 수차례 인정하고 앞으로도 세계선교에 기여하는 러시아교회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제안했으며, 한인 선교사회는 지역대회의 정기적 개최, 사역보고 모임 강화, 선교연구소 개설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화 창구를 넓혀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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