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독일교회에서 발견한 '희망'

[ 연재 ] 2010 제2회 에큐메니칼 독일교회의날을 다녀와서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06월 09일(수) 16:34

최수철목사
총회 전산홍보팀 간사

'2010 제2회 에큐메니칼 독일교회의날(2010 2nd Ecumencal Kircentag)'이 독일 뮌헨에서 지난 12~16일까지 개최됐다. 이버 교회의날은 2003년 개신교와 가톨릭이 베를린에서 처음 공동으로 행사를 개최한 이래 7년 만에 다시 만난 에큐메니칼 교회의날이었다. 2년마다 열리는 독일교회의날은 개신교의 경우 32회, 가톨릭은 98회째를 맞는 명실상부한 독일교회 최대의 행사이다. 독일 각 도시를 순회하며 개최되는데 매년 참가자만도 수십만 명에 달하며, 올해도 예수승천일인 지난 13일을 중심으로 뮌헨에서 시작돼 독일 전역에서 22만 명의 공식참가자와 전세계 3천5백여 명의 인원이 함께한 대규모 행사였다.
 
올해 독일교회의날은 '당신이 희망일 수 있도록 (That you may have hope)'을 주제로 심도 깊은 신학적 토론과 성서연구, 전 세계적인 이슈들에 대한 토론, 예배와 영성 워크숍, 노래와 춤, 연극, 연주가 함께하는 문화공연이 펼쳐진 종합적인 프로그램이었다. 9백 곳 이상의 교회와 조직이 참가해 캠페인을 펼쳤고, 3천 여 프로그램이 3박4일 동안 진행됐다. 너무 많은 프로그램이 동시에 운영되기 때문에 개인의 모든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해 참석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모든 프로그램들이 각각 나름대로 매력을 가지고 있어 이 또한 쉽지 않았다.
 
이번 교회의날의 주제는 '희망'으로 압축됐다. 에른스트 블로흐의 '희망의 철학'과 몰트만의 '희망의 신학' 이후 50여 년. 우리 시대 새롭게 희망을 이야기해야할 이유는 전지구적 생태 위기, 전쟁과 폭력, 신자유주의, 양극화와 가난, 인권 문제 등 산적한 절망 앞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희망은 우리가 볼 수 없고 상상할 수 없으며 생각할 수 없는 인식 밖의 영역으로, 부활하신 하나님이 우리에게 오시는 종말론적인 소망을 의미한다. 우리는 알 수 없는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오히려 오늘 여기에서 희망의 빛을 볼 수 있는 것이며,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믿음의 사람들, 곧 그리스도인들이기 때문이다. 각성된 그리스도인들 그 자신들이 세상 속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빛의 사자들이 될 수 있다는 신학적 사고가 전체 일정에 반영되고 있었다.
 
이번 독일교회의날은 독일교회의 잠재된 저력을 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행사였다. '유럽교회가 힘을 잃어간다'는 선입견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뜻깊은 행사에 앞으로 더 많은 한국교회 참가자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앞으로도 독일교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기를 희망한다.
 
내년에 다시 열리는 교회의날은 개신교 행사로 6월 1~5일 옛 동독지역인 드레스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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