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띠'로 성령 안에서 하나 되어

[ 기고 ] 세계개혁교회연합(WCRC) 연합총회를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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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6월 01일(화) 13:10
   
▲ WCRC 새 심볼.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 4:3). 교회분열의 대명사인 개혁교회가 이 명령에 응답하여 성령 안에서 평화의 띠로 하나가 되는 세계적 교회 일치의 축제가 오는 18일부터 26일까지 미국 그랜드 래피즈(Grand Rapids) 칼빈대학에서 열린다.

이날 세계 1백7개국, 2백14교회, 7천5백만의 개혁교회, 장로교회, 연합교회, 회중교회를 대표하는 세계개혁교회연맹(World Alliance of Reformed Churches)과 26개국, 41교회, 1천2백만의 개혁교회, 장로교회를 대표하는 개혁교회에큐메니칼협의회(Reformed Ecumenical Council)가 연합총회를 갖고 세계개혁교회연합(World Communion of Reformed Churches)이란 이름하에 하나의 개혁교회 세계연합체를 구성한다.

두 기구는 1998년부터 지속적인 대화와 공동연구, 상호협력을 해 오면서 "몸도 하나이고 성령도 하나이며 주님도 하나이고 믿음도 하나"(엡 4:4~5)라는 말씀처럼 같은 역사를 지니고 같은 신앙고백을 하며 같은 복음증언의 도전 앞에 있음을 확인하고 양 기구가 더 이상 따로 존재할 것이 아니라 연합하여 함께 증언하는 교회일치의 역사적 거보를 내딛게 된 것이다.

돌이켜보면 개혁교회는 지역에서는 계속 분열의 역사를 걸어왔지만 세계적 차원에서는 지속적인 일치의 걸음을 걸어왔다. 먼저 '장로교회 제도를 지닌 개혁교회세계연맹'이 결성된 것은 1875년 런던에서였다. 그로부터 16년 뒤인 1891년 회중교회 전통을 지닌 교회들이 런던에 모여 '국제회중교회협의회'를 결성한다. 이 두 기구는 나란히 존속하다가 1970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통합하여 오늘의 세계개혁교회연맹(WARC)을 이루어냈다.

   
▲ 오는 18~26일 미국 그랜드 래피즈 칼빈대학서 열리게 될 WCRC 창립 총회 포스터.
한편 주로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선교로 이루어진 아시아, 아프리카의 교회들이 함께 모여 1946년 그랜드 래피즈에서 개혁교회에큐메니칼협의회(REC)를 창설한다. 이 양대 기구가 이번에 연합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작은 샘이 어느 지점에서 발원하여 줄기를 이루고 그 줄기들이 다시 합해 거대한 강을 이루듯이 수많은 세계의 작은 개혁교회 지류들이 세계적 차원에서 거대한 하나의 개혁교회의 강물을 이루는 것이다.

새로 탄생하는 세계개혁교회연합(WCRC)은 역사적 연합을 하면서 두 가지 헌신의 명제를 분명히 했다. '일치의 헌신'(Called to Communion)과 '정의의 헌신'(Committed to Justice)이다. 세계개혁교회연맹은 개혁교회의 하나 됨을 위해 늘 노력하면서도 모든 전통적인 교회들의 에큐메니칼 일치에 늘 선도적으로 참여해 왔다. "교회가 하나 된다면 열 개의 바다라도 건너겠다"던 칼빈의 정신대로 하나의 교회를 위한 헌신을 그치지 않고 해 왔다. 개혁교회에큐메니칼협의회 또한 이 여정에 주저함이 없었다.

이렇게 교회의 일치에 헌신하면서도 세계개혁교회연맹은 복음에 입각한 정의의 증언에 고백적 헌신을 해 왔다. 창설 당시부터 불의한 노예제도를 반대하고 1982년에는 인종차별에 대해 신앙으로 저항하는 유명한 '고백신앙'(status confessionis)을 선언했다. 2004년 24차 총회에서는 오늘의 세계의 경제를 혼란과 위기로 몰아넣은 신자유주의 경제세계화와 제국의 논리와 실행은 기독교신앙과 모순되므로 신앙으로 거부하고 저항한다는 내용의 역사적 '아크라신앙고백'을 선언했다. 이렇듯 개혁교회는 하나님의 정의의 증언에 늘 헌신적이었다.

새로 탄생하는 세계개혁교회연합은 '사랑과 정의'란 하나님의 다스리심의 두 팔처럼 '일치와 정의'라는 교회증언의 두 팔을 분명하게, 높이 들기로 한 것이다. 이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오랜 소망인 에큐메니칼운동의 신앙적 측면과 에큐메니칼 운동의 예언적 측면이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가 되는 또 하나의 발전이다.

칼빈탄생 5백주년을 보낸 이듬해에 그의 신앙적 유산을 함께 나누는 가족들이 화해와 일치를 이루고 정의와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세상이 하나님을 믿게해 달라"던 예수님의 그 간절한 기도를 이루는 것이고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하는 "선함과 아름다움"(시 133:1)의 극치임에 틀림없다.

 

박성원교수/영남신학대학교 ㆍ WCC중앙위원, 전 WARC 협력과 증언부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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