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의식, 시대 변화 따르지 못한다

[ 교계 ] 통게청 발표, 부부 자화상...사회생화 여성, 가사일도 전담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0년 05월 28일(금) 11:35
"우리나라 가정은 건강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어떻게 응답할 수 있는가? 최근 부부의날(5월 21일)을 앞두고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부부의 자화상'을 보면 이에 대한 일반적인 답은 '아니오'이다. 특히 남자가 생각하는 결혼생활과 여자가 생각하는 결혼생활에 대한 생각이 차이를 보이고 있어, 전통적으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부장적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결과는 가사분담에 대한 남녀의 생각 차이에서 우선 확인할 수 있다. 가사분담에 대해 남편의 경우는 17.4%만이 공평하게 분담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하고 있어 부인(28.2%)에 비해 10.8%p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부인이 가사를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에 남편과 부인이 81.1%, 70.8%로 찬성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17.4%, 28.2%로 각각 나타나 가사의 부담이 여성에게만 쏠려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비맞벌이에 비해 그나마 맞벌이 부부의 경우 남편의 입장과 부인의 입장이 10%p 선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맞벌이 부부 10명중에 7.6명은 부인이 가사를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여성은 이보다는 다소 낮은 6.3명이다.

이같은 결과는 맞벌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과 비교할 때 결국 여성은 사회생활과 가사를 겸하는 2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남편의 경우 여성 취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비율이 2006년에 65.3%에 이르렀으나, 2009년에는 81.5%로 높아져 결혼 상대로 직장여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게된다.

가사부담에 대한 남편의 입장과 취업여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통계 결과를 비교할 때 우리사회는 여전히 가사는 부인의 몫이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부의 여가 선용에 있어도 이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맞벌이가구와 비맞벌이가구간 요일평균 여가생활시간을 보면 부인의 경우 3시간 25분과 5시간 37분으로 2시간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반면에 남편의 경우는 4시간 14분과 4시간 17분으로 3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있다.

주말이나 휴일에 여가활용은 남편은 텔레비전 및 비디오 시청을 하는 경우가 34.6%에 이르고 있으나 반대로 부인은 비슷한 비중(31.9%)으로 가사를 하고 있다.

또한 이번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령대별로 30대의 경우는 주말과 휴일의 여가활동을 가족과 함께보낸다는 비중이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으며, 40대는 맞벌이 비중과 자원봉사에 참여가 높고, 50대는 1년간 해외여행 경험과 종교활동에 참여가 가장 높았다. 60대 이상에서는 생활비에 대한 부담 등 경제적인 문제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한편 이번 통계자료는 현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의 원인도 확인하게 된다. 초혼 연령이 남녀 모두 10년전에 비에 높아지고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남자의 경우 2009년 초혼 연령이 10년전에 비해 2.5세 높아진 31.6세이며, 여성은 2.4세가 높아진 28.7세이다. 첫째아이 출산 또한 결혼후 2년내에 출산하는 경우가 72.4%에 이르고 있으나 이는 10년전 79.9%에 비에 낮아진 것으로 저출산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결혼관 또한 남자는 10명 중 8명은 '결혼은 해야한다'고 생각하나, 여성은 10명중 6명만이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인 문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계청이 발표한 이 자료는 통계청이 2년 주기로 실시하는 사회조사를 근거로 발췌해서 발표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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