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 > 현황과 전망

[ 최근신학동향 ] 5. 사회학적 신학 연구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5월 26일(수) 15:41

사회학적 신학 연구는 신학 전반에 걸쳐 진행되어 왔다. 사회학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 구약학자 고트왈드(N. Gottwald)는 성서본문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대해 가정할 때 그리고 본문이 기록될 당시의 문화적 상황들을 교차적으로 비교할 때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성서연구가 본문의 사회경제적 배경의 확실성 입증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상상력 있는 가정을 통해 새로운 통찰력을 창조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월리스(R. Wallis)는 초대 기독교가 '카리스마의 일상화'(종파 조직의 지도자에게 있던 초기의 강력한 카리스마적 권위가 그 조직이 체계화되어 가면서 점점 더 약화되는 현상)에 직면하는 여러 가지 방식을 보여준다. 신약학자는 이런 종파 조직을 통해 초대교회의 역사를 풍부하게 해석할 가능성을 제공받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마틴(D. Martin)은 사회학이 기독교윤리에 통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방식들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사회학자는 특별한 사회 정치적 이슈들의 사회적 선례와 가능성을 추적함으로써 윤리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으며, 정치적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타협의 어려움'을 분명히 보여주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길(R. Gill)은 사회학적 분석이 어떻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쟁과 평화, 생태, 생명 등 기독교 윤리의 각 영역에서 통합적인 부분을 형성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연구들은 국내에서 사회학적 방법론을 사용한 기독교 윤리 연구가 더 활성화 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조직사회학을 교회에 적용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으며, 이런 연구들은 어떻게 조직 이론이 교회의 신학적 개념들과 종교 전문가들에 대한 분석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텅(Mady Thung)은 교회들이 사회적으로 제한되어 있는 정도를 진지하게 다루며, 사회에서 예언자적 사역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교회 모델을 구성하기를 시도한다. 즉, 이런 시도는 교회가 일종의 윤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적 패턴을 제공하려는 것으로, 교회의 선교전략을 위해 단편적으로 사회학적 기술을 사용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분야는 전통적 교회 모델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는 한국교회와 신학계가 주목해야 할 연구 영역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목회 돌봄과 상담 분야는 개인주의적이며 심리요법적 모델이 주를 이루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회적 맥락에 주의를 기울이는 목회 돌봄의 사회적 모델이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파티슨(M. Pattison)은 목회 돌봄에서 사회적 요인들의 적절성을 잘 평가하고 있는데, 특히 그는 이런 평가를 위해 반드시 마르크스주의적 접근법이 필요한 것은 아님을 분명히 증명하고 있다.

또한 교역에 대한 연구에서, 쉴러벅스(Edward Schillebeeckx)는 기독교 교역에 대한 신학적 분석이 교역의 사회적 결정요인들을 무시하지 말아야 함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기독교 역사의 과정을 통해서 다양한 패턴의 안수 받은 교역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교역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길은 사회학적 방법론을 사용해서 영국 성공회의 전도정책과 교회개척정책 그리고 다양한 사회윤리 이슈들에 대한 교단 정책 수립에 기여함으로 사회학적 신학 연구의 효용성을 입증했다. 이외에도 사회학적 방법론은 예배학이나 탈근대 문화 등의 연구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서구 신학계에서는 신학과 교회의 사회적 적절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학 내의 다양한 영역들에서 사회학적 방법론을 사용하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런 유의 신학 연구가 아직 초보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사회학적 신학 연구는 국내에서도 신학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며 동시에 교회의 방향성 정립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회학적 신학 연구가 시대착오적으로 사용될 가능성, 성서본문과 신학적 개념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초월적인 요소를 배제하는 경향, 그리고 신학자나 목회자가 사회학 언어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 등은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한계를 인식하고 분별력 있게 사용된다면 사회학적 신학 연구는 한국교회와 사회에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해 줄 수 있으리라 전망된다.

김승호교수(영남신대)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