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가정의 회복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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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5월 17일(월) 10:16

우리는 5월 가정의 달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 땅에 진정한 의미에서 기독교가정이 있는가? 하나님께서 원래 가정을 창조하실 때 품으셨던 그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는 가정이 과연 존재하는가? 너무나 많은 경우에 가정이 깨어져 있고 왜곡되고 뒤틀려 있다. 그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입시위주의 교육이고, 이로 인한 사교육의 팽창이다. 오늘날 가족은 부모와 자녀라는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들은 단지 한 집에 함께 살고 있을 뿐, 서로 간에 사랑의 나눔과 교제가 존재하는 가정을 이루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입시경쟁이 가정을 그 기초에서부터 무너뜨리고 있다.

얼마 전에 젊은 엄마들이 모여서 자녀교육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화제는 태교논술이었다. '태교논술.' 필자는 처음 들은 용어였는데, 태중에 있는 아이에게 논술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엄마가 논술 강의를 듣는 것이다. 태교논술의 수강료가 월 30만원씩 하는데 자리가 없다는 얘기였다. 우리나라의 입시 경쟁이 태교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서점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태교책으로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톡톡톡 영어태교'라는 책이 있는데, 원어민의 발음으로 녹음된 CD가 들어있다. 아이가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태교 때부터 제대로 된 발음의 영어를 들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가 걸음마를 하지 못하는 때에도 창문에 '가나다라'와 영어 알파벳인 'abcd'로 도배를 한다. 아직 우리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가? 영어교육은 어릴수록 좋다는 말만 믿고 영,유아 교육에서부터 영어몰입교육을 시키는 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초등학교가 들어가기가 무섭게 특목고 입시 전쟁이 시작된다.

'초등학교 때 시작하는 특목고 입시전략'은 이미 베스트셀러로 자리를 굳혔고, '서울대를 꿈꾸는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할 28가지'라는 책도 스테디셀러가 되어 있다. 많은 교육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학생들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되기 전에 이미 입시준비로 진이 다 빠지게 된다. 중ㆍ고등학생이 되면 방과후 수업과 학원을 다녀오느라 부모가 얼굴을 보기가 어렵다.

이런 현실 속에서 기독교인 가정마저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신앙적 대화를 나눌 여유를 갖지 못한다. 그저 '밥은 먹었니?', '돈 필요해?', '왜 학원 안가니?' 정도의 말만 주고 받을 뿐이다. 가정예배도, 부모와 자녀의 대화도, 삶의 나눔과 사랑의 격려도 사라져버린 가정은 마치 말라붙은 강바닥처럼 갈라져 있다.

메마른 가정에 다시금 생수가 공급되어야 한다. 가정마다 하나님의 은혜의 언어로 충만해야 한다. 신앙적인 언어, 성경의 말씀, 비전과 꿈의 이야기, 사랑과 용서의 언어들이 풍성해져야 한다. 가정예배와 부모가 자녀와 함께하는 큐티는 진정한 의미에서 기독교가정을 회복하는 은총의 통로가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원래의 가정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박상진교수 / 장신대 기독교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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