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나는 소통한다, 고로 존재한다 - 소통에 관한 영화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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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5월 13일(목) 10:22
"지금 몇 시예요?"
요즘 이런 장면, 드물다. 길에서 시간을 묻는 사람, 몇 번 버스를 타야하느냐고 묻는 사람, 근처에 약국이나 커피숍이 있는지를 묻는 사람도. 손바닥만 한 스마트 폰 하나로 이 모든 것이 혼자서도 가능해졌다. 살기에는 편리해졌으나 점점 이런 대화들까지도 사라진다면, 정말 소통 부재의 시대를 맞게 되는 것은 아닌지. 스마트 폰 개인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동시에 소통의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금 졸린 사람 손!"
반면 요즘 이런 장면, 자주 눈에 띈다. 대낮, 사무실이나 학교 교실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니다. 낮 두 시경이면 어김없이 김주하 아나운서 트위터(Twitter)에는 이처럼 편안히 건네는 글들이 올라온다. '트위터 홀릭'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트위터 공간에서 이렇게 재잘거리는(Twitter: 재잘거리다)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소통이 드문 시대에도 시대에 맞게 새로운 옷을 입고 있는, 소통은 사람들의 갈망이요, 본능인가 보다.

오는 21일은 둘이 하나가 된 것을 기억하고 기념한다는 '부부의 날'이다. 이젠 소통방법마저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이들 부부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보다는 새로운 소통 방법에서 오는 유쾌함이다. 부부의 날, 소통에 관한 영화를 보며, 부부 사이 유쾌하고 동시에 따뜻한 새로운 소통 방법을 만들어가는 것은 어떨까.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소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등장했지만, 기대보다 빨리 내렸어야 했던, 그래서 더 안타까운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김씨표류기 / 감독 이해준
   
영화 김씨표류기 스틸 컷.
감독 이해준은 한강의 작은 섬, 밤섬에 사람이 산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정리되지 않은 생활 속에서, 자살시도 마저 실패로 끝나고 밤섬에 불시착한 남자. 좁고 어두운 방이 자신의 온 세상인 듯, 그렇게 살아야만 했던 여자. 힘겹게 살아가지만, 세상은 이들을 알아주지도, 관심조차도 없다. 이렇게 세상의 외면을 당한 이들은 자신만의 소통방식을 알아주는 서로에게 조금씩 끌리기 시작한다.

누들(Noodle) / 감독 아일레트 메나헤미
아일레트 메나헤미 감독은 30세 되던 해, 중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4개월 남짓의 여행기간 동안, 그 넓은 땅에서 그녀가 느낀 것은 '소외감'이었다. 언어가 다른 나라에서 소통의 단절을 경험한 것이다. 여기서 영화의 소재를 발견한다. 이별의 아픔을 간직한 스튜어디스 미리와 강제출국 당한 어머니와 생이별한 중국인 아이 누들. 언어를 초월한 교감을 나누며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간다.

허그(Hug) / 감독 이상희
짧지만 진한 메시지와 감동이 있다. 사막 한 가운데 서 있는 선인장 부녀. 다정하게 부모의 품에 안긴 다른 사막생물들을 본 딸 선인장이 아빠 선인장에게 안아달라고 조른다. 그러나 아빠 선인장은 자신의 가시에 딸이 다칠까봐 차마 안아주지 못한다. 딸은 거부하는 아빠의 모습에 상처를 받고, 토라진 아이를 달래기 위해 아빠는 어려운 결심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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