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청년 '쉼과 소통의 통로 개척'

[ 교계 ] 양평동교회 청년부 '카페 디아'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0년 05월 11일(화) 15:50

   

"주일에 가장 바쁜 일꾼들 바로 청년 아닐까요?" 

교회학교 교사에서 성가대 대원, 방송부 담당까지 필요에 따라서는 교회에서 펼쳐진 다양한 잡무를 해결하느라 진땀이 흐른다. 그렇다고 마땅히 앉아서 쉴 공간도 없다. 청년부 회원들과 담소를 나누며 시원한 차 한 잔 마실 여유는 더욱 없다.

일부 중ㆍ대형교회를 제외하고는 청년들이 즐겨 찾을만한 문화공간, 쉼을 찾을 공간이 없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그들만의 고민거리가 됐다. 

특히 오는 16일 청년주일을 맞이해 한국교회의 관심이 미래의 주역인 청년에게 집중되며 각 교회 실태를 확인해보고, 그에 따른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 또한 청년담당 목회자들이 풀어야 할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하지만 서울 양평동에 위치한 양평동교회(김규목사 시무) 청년부는 고민하지 않는다. 청년들의 소통의 통로 '카페 디아'가 있기 때문이다. 

취재를 위해 청년부 예배공간인 교육관 입구에 들어서자 커피향기가 봄바람에 춤춘다. 봄바람에 춤추는 그 향에 기자의 발길마저 빨라진다. 예배당의 문을 열자 펼쳐진 광경은 하나같이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에 마치 친구 집에 놀러온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조촐하고 소박한 공간이지만 예배당 홀 귀퉁이에 마련된 카페가 청년들의 쉼터가 되고 있었다. 

   

디아에는 예배 시작 2시간 전부터 청년들이 모여든다. 여느 교회와는 다르게 보기 드문 광경이다. 특히 한 쪽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형제 자매가 차 한 잔 나눌 때 들려지는 이야기는 예수님의 향기가 되는 듯하다. 

청년부 관계자는 "교회에 재정적 도움도 요구하지 않았고 마땅한 공간도 없었다. 그렇다고 비싼 기계나 재료비도 필요하지 않았다"며 "청년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청년들 스스로가 물품과 재료들을 하나씩 가져오면서 카페가 탄생했다"고 전했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청년부의 독특한 사업이 교회 곳곳에 입소문이 났다. 그 결과 카페는 청년들의 쉼터뿐만 아니라 장로님과 권사님까지 찾는 세대 간의 벽을 허무는 통일의 장이 됐다. 

원두 커피 한잔에 7백원. 요즘 카페에서는 엄두도 못 낼 가격이다. 하지만 청년부는 수익금을 가지고 어린이재단을 통해 아프리카의 어린이를 후원했고 지역 노숙인들에게 음식도 제공했다. 

청년부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그들을 신뢰하기 시작했다. 신뢰를 바탕으로 이어진 성도들의 뜨거운 호응은 온수기, 냉장고, 싱크대 등을 후원받는 계기가 됐다. 

청년들의 발상의 전환이 기독청년 문화의 방향을 결정짓는 작용을 한 셈이다. 

청년부 유혜신회장은 "어른들의 관심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입니다. 사랑의 커피 한 잔이 청년들 간의 정을 나눴고, 어른들과의 벽을 허물었고, 공동체 안에 신뢰를 쌓게 했다"며 "디아는 변함없는 쉼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넓은 홀이나 테이블도 필요하지 않다. 비싼 기계는 더욱 그렇다. 전기포터와 재료, 그리고 이를 위한 청년들의 작은 헌신의 손길이 양평동교회를 뛰어 넘어 전국 교회의 청년들에게 도전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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