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교회 품는 한국교회의 지도력

[ 선교 ] 제13차 CCA 총회를 참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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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27일(화) 19:14

10년만이었다. 2000년 인도네시아 토모혼에서 열렸던 11차 아시아기독교협의회(이하 CCA) 이후 10년만에 CCA를 다시 만났다. 2000년에는 회의용어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없는 언어의 한계도 있었지만 아시아교회의 현실과 과제에 대한 전 이해가 깊지 않은 상태였기에 다양한 아시아교회의 지도자를 만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 다음해인 2001년 CCA의 아시아에큐메니칼지도력훈련(AEC)을 받고, 2002년 한해를 인도기독교교회협의회의 초청으로 인도에서 보내고, 2003년부터 필리핀그리스도연합교회의 에큐메니칼 선교동역자로 초청을 받아 지난 8년을 아시아교회와 더불어 살아보니 이제는 아시아와 아시아교회가 가슴으로 느껴진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예언, 화해, 치유'였다. 오늘의 아시아교회의 상황을 잘 반영했다고 본다. 예언자로서 살아가야만 하는 소수종교인 아시아교회의 현실, 갈등과 분쟁 상황속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요청받은 교회의 책무, 하나님의 백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치유의 사명을 부여받은 교회의 자리를 보고 들을 수 있었다. 사전에 개최된 여성대회, 청년대회, 민중대회를 통해 예언자들의 음성을 수렴하여 총회에 전달하고 차기 사업에 반영하는 과정은 교회의 눈과 귀가 약자편에 더 가까이 가고 구체적으로 섬겨야한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주었다.

한국 참가자의 폭이 넓혀진 것도 볼 수 있었다. 특히 본교단의 여성대표들이 여성대회에 참석한 것과 한일장신대에 재학중인 신학생이 아시아 에큐메니칼 지도력 훈련에 참가한 점, 그리고 청년총대로서 각 교단의 청년지도력들이 참여한 것과 사전대회의 강사로 본교단의 신학자가 3명이나 초청받은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입장과 경험을 아시아교회에게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서 아시아교회의 소리를 듣고 공감하고 연대하는 차원까지 넓혀야 하고 그럴 수 있는 아시아 선교 전문가들의 배출과 활용에도 관심을 가질 때가 되었다.

이번 총회에서 한국교회에서 공동의장을 배출할 것으로 기대했던 일이 정관개정으로 무산된 것은 아쉬운 일이나 5년뒤에 열리는 14차 총회에서 한국교회가 공동의장으로 섬길 기회가 있음을 확인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CCA의 전체예산중 회원교단이 감당하는 비율이 20%에 머무르고 아직도 서구교회의 지원에 80%를 의존해야 하는 현실에서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재정지원의 몫이 있겠지만 재정 말고도 아시아교회의 아픔을 위로하고 남반구교회로서 아시아교회의 잠재력을 격려하면서 아시아교회를 품는 한국교회의 과제가 있음을 절박한 심정으로 깨닫게 되었다. 5년에 한번씩 열리는 CCA 총회에 참석해야만 떠오르는 정도의 과제가 아니라, 날마다 아시아교회와 함께 호흡하면서 연대하는 아시아의 얼굴과 숨결을 가진 한국교회의 정체성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다.

한국교회여 아시아교회를 선교적 동반자로 제대로 품고 가자.
 

한경균목사(총회 파송 선교사, 필리핀그리스도연합교회 선교동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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