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나그네

[ 예화사전 ]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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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21일(수) 17:29

방랑시인 김삿갓이 하루는 해가 저물어서 더 이상 길을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 큰 집이 눈에 띄어 그 집에 가서 하룻밤 유하기를 청하였습니다. "주인장, 지나가는 길손인데 하룻밤만 묵고 갑시다." 집주인이 일언지하에 거절을 했습니다. "여기는 여관이 아니니 저 건너 객줏집으로나 가보시오." 그러자 김삿갓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주인장, 이 집은 몇 대나 살아온 집입니까?" 주인이 대답했습니다. "16대 조상 때부터 살아온 집입니다." "아, 오랫동안 살았군요. 그러면 16대 조상들이 다 살아계십니까?" "그럴 리가 있습니까? 다 세상을 떠났지요." 그때 김삿갓이 빙그레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도 언젠가는 갈 것이 아니겠소? 따지고 보면 당신도 나그네 나도 나그네, 다 같은 처지인데 하룻밤만 쉬어 갑시다." 그렇게 하여 김삿갓이 그 집에서 하룻밤 푹 쉬어갔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모두 다 잠시 머물다 가는 나그네 인생에 불과합니다. 그 누구도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살아갈 사람이 없습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다 나그네 길을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야곱은 자기의 나이를 묻는 바로 왕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일백삼십 년이니이다 나의 연세가 얼마 못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세월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창47:9) 나이를 많이 먹었든 적게 먹었든 인생은 다 나그네 길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를 믿든 믿지 않든 우리는 모두 다 나그네 인생들입니다. 언젠가는 떠나야 할 사람들입니다. 지금은 세상을 활보하고 다니지만 불과 30년, 50년, 70년만 지나면 모두가 나그네 삶을 청산해야 합니다. 아무리 부정해도 우리는 한 사람 예외 없이 나그네 인생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그네라고 해서 다 같은 나그네가 아닙니다. 나그네는 두 종류의 나그네가 있습니다. 땅의 나그네가 있고, 하늘의 나그네가 있습니다. 땅의 나그네는 땅을 고향 삼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땅에서 나서 땅에서 살다가 땅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은 땅의 나그네들입니다. 하지만 하늘의 나그네는 다릅니다. 하늘의 나그네는 하늘나라에서 땅의 나라로 파송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비록 땅에서 살지만 하늘에서 왔기에 언젠가 하늘로 돌아가야 할 사람들이 하늘의 나그네입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나그네인 우리 성도들은 나그네 신앙이 분명해야 합니다. 언제나 나그네 신앙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 마음 다 빼앗기고, 이 세상에 정붙여서는 안 됩니다. 이 세상은 우리의 영원한 집이 아닙니다. 그래서 어떤 성도는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죄 많은 이 세상은 내 집 아니네. 내 모든 보화는 저 하늘에 있네. 저 천국 문을 열고 나를 부르네. 나는 이 세상에 정들 수 없도다. 오, 주님 같은 친구 없도다. 저 천국 없으면 난 어떻게 하나. 저 천국 문을 열고 나를 부르네. 나는 이 세상에 정들 수 없도다."

우리의 고향은 하늘나라입니다. 우리의 목적지도 하늘나라입니다. 그렇다면 하늘의 나그네인 여러분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계십니까?

김동문목사(전주완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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