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도 변해야 한다"

[ 인터뷰 ] '잘 가르치는 교수'의 저자 이의용교수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04월 19일(월) 17:13
   
▲ ▲ "학생들이 자신의 인생을 멋있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말하는 이의용교수.
최근 출간된 '잘 가르치는 교수(이의용지음/쌤앤파커스)'가 세간의 화제다. 신성한 학문의 장으로만 여겨왔던 대학 강단에 "변해야 한다"며 일침을 놓은 탓. 저자 이의용교수(중앙대 겸임교수ㆍ일산충신교회)는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다르다. 많이 배웠다고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면서 교수들의 박사학위, 논문 등 연구실적 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능력'에 대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 대학은 지각변동을 경험하고 있다. 대학간 통폐합 시대가 머지 않아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 그는 과감히 "대학에도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선언한다. 연 등록금 1천만 원 시대 "학생도 고객"이라는 것이다. "학생과 교수간 거래는 '공정거래'가 돼야 합니다. 어느 한쪽도 손해를 봐서는 안돼죠.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학생들이 잃는 편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30년간 기업, 20년간 대학에 출강하고 2009년 교육과학기술연수원 베스트 강사에 선정된 경력의 그가 '전달능력'의 효율을 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 지난해부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수원의 '교수법 혁신' 과정을 통해 전국의 대학교수들에게 이러한 교수법을 설파한 결과, 반응은 둘로 극명하게 나뉘었다. "20년 동안 교수생활이 너무 후회스럽다. 정말 잘못 가르쳐왔다"며 반성문을 낭독하는 사람과 아예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 사람이다.

이 교수는 '주침야겜(낮에는 자고 밤에는 게임하며 활동)'으로 대변되는 '요즘 대학생'의 삶의 양식, 수업태도, 특징, 외계어와 신조어 등을 소개한 뒤 교수들을 향해 "굳게 닫혀져 있는 연구실 문을 열어야 한다. 책보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릴 때 연구도 풍성해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수업 10분 전 일찍 도착하고 수업 후 10분간 시간을 투자하는 '10+10' 법칙을 소개하기도. "학생들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상담할 수 있는 멘토를 원하는데 교수들은 연구하느라 너무 바쁘다"는 것.

"젊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인생을 멋있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는 그는 종교적인 강요는 하지 않지만 매학기 마지막 강의에 한 번은 양해를 구하고 학생들과 함께 기도한다고 했다. "지각 한 번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가르치는 것도 바로 이 한 번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라는 그의 말에 결연한 의지가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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