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너머 새 하늘, 새 땅을 이루라

[ 주님의 평화 이땅에 ] 남과 북의 하나됨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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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15일(목) 11:21
이명남
당진교회 목사
전 KNCC 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연합군이 승리하면서 한국은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되었다. 그러나 한반도는 이데올로기 세력의 대립과 분쟁으로 인한 냉전체제의 산물로 희생제물이 되어 분단되는 아픔을 안게 됐다. 이 결과로 1950년 6월 25일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으며, 지속되는 대립과 반목으로 반만 년을 이어온 우리 민족의 동질성과 전통이 사라질 위험에 봉착하게 되었다. 제2차 대전의 전범국인 일본이 전쟁의 책임을 지고 분단국이 되면 모르지만 피해국인 한국이 분단되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결정이었다. 강대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분단된 피해자가 된 것이다.

민족상잔의 상징인 6ㆍ25를 이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화해의 역사를 이루는 '민족 화해의 날'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눈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한반도의 통일은 무력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6ㆍ25한국전쟁이 이를 확인시켜 준다. 또 소련의 해체, 중국의 변화, 김일성 주석의 사망이후 독일식 흡수통일이 되지 않은 것을 보면서 흡수통일 또한 불가능 하다는 것을 증명하게 된다.

따라서 한반도의 영구적인 안보는 남ㆍ북한 간의 화해를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 한반도의 안보와 통일은 본질적으로 민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 민족의 분단은 세계 초강대국들의 동서 냉전 체제가 빚은 구조적인 결과이기 때문이며, 남ㆍ북한 사회 내부의 구조악의 원인이 되고 있다.

분단으로 인하여 우리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계명을 거역하는 죄를 범해왔다. 우리는 갈라진 조국 때문에 같은 피를 나눈 동족을 미워하고, 속이고, 살인하고 있다. 또 그 죄악을 정치와 이념의 이름으로 오히려 정당화하려는 이중의 죄를 범하고 있다.

정의롭고 평화로운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평화와 화해의 복음을 실천해야 하며, 동족의 고통스런 삶에 동참해야 한다. 과다한 군사력과 경쟁은 남북한의 평화 통일의 가장 큰 장애요인이며, 경제발전에 있어서도 역기능을 한다. 따라서 남북한 상호간의 협상에 따라 군사력을 감축해야 하며, 군비를 줄여서 평화산업으로 전화시켜야 한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지 아니하리라"(사 2:4)는 말씀이 하루 빨리 이 땅에서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 세계는 이념과 체제를 초월하며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서로 문화와 역사가 다른 민족 사이에도 과감한 개방과 교류의 긴장이 상존하고 있는데, 지금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고 통일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여야 할 역사적인 시점이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은 분단과 갈등, 대립과 분열을 사랑과 용서로 하나되게 선포하셨다. 즉 오늘 우리에게 분단구조를 해소하고 평화와 화해로의 길로 인도하신다.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나님 나라(요14:26)'를 이루도록 명령하시는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와 사회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을 보이고 있다. 건강한 보수와 진보는 함께 건재한다.
한국 교회의 분열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장로교의 삼대분열사건은, 첫째 신사참배로 인한 고려파의 분열이고(1951년), 둘째 성서관을 중심으로 한 보수와 진보간의 신학적인 문제로 말미암은 기장과 예장의 분열이고(1953년), 셋째 에큐메니칼 운동으로 야기된 통합측과 합동측의 분열이다(1960년). 에큐메니칼 운동으로 인한 장로교회의 분열은 한국 교회 전반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고 마침내 성결교회도 기성과 예성으로 분열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로 한국교회의 분열은 한국교회사에서 슬픈 일이요, 이 땅에서 부끄러운 일이다.

한국교회는 진보나 보수가 분열하지 않고 함께 어우러져 화합하며 나아갈 때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정의롭고 평화로운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수 있도록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평화와 화해의 복음을 실천하며 동족의 고통에 동참해야 한다. 이 일을 감당하는 목적이 곧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통일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바로 신앙 문제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곧 통일은 민족의 삶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분단을 극복함으로써 갈등과 대결에서 화해와 공존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 결과는 하나의 평화로운 민족 공동체를 이룩하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예측하기 어려운 한반도의 정세가 동서 냉전 체제가 무너진 지금 현 세계정세에 긴장감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민족의 평화를 위해서 끝까지 대화로서 통일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

인도의 간디가 신무기를 가지고 영국과 싸워 이긴 것이 아니라 비폭력으로 싸워서 승리했던 것처럼 갈등과 대립으로 소비되는 재정을 아랍의 가난하고 헐벗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한다면 이 땅에는 큰 평화, 즉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될 것이다.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는 주님의 말씀을 우리는 기억해야 하며, 생명을 중시하는 생각을 해야 한다. 이제는 군비를 축소하고 무기를 개발하는 데 정력을 낭비하지 말고, 평화를 이루는 데 많은 투자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이 지구상에 참 평화가 올 것이다.

"이리와 어린양이 함께 먹을 것이며 사자가 소처럼 짚을 먹을 것이며 뱀은 흙으로 양식을 삼을 것이니 나의 성산에서는 해함도 없겠고 상함도 없으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사 6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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