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교회의 사명

[ 디아스포라리포트 ] 디아스포라 리포트 '시드니 동산교회' 편…<5>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4월 15일(목) 11:02
황기덕 / 시드니 동산교회 목사

1989년은 필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한 해였다. 1985년, 6년 동안 기숙사와 교실을 오가며 정들었던 장신대를 졸업하고 고향 부산에 내려와서 전도사와 부목사로 교회를 섬기게 되었다. 그 후 4년째가 되던 1989년 가을,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는 호주를 향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989년, 그 해는 호주 선교사가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지 꼭 1백년이 되는 의미있는 해였다. 그래서 총회는 호주선교 1백주년을 맞이하여 한ㆍ호 선교 1백주년 기념대회를 갖기로 결의하였고 호주 선교지역인 부산 경남 지역의 5개 노회가 부산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선교 대회를 주최하게 되었다. 생존해 있는 호주선교사들과 가족 40여 명이 한국으로 초청되어 부산시민회관 대강당을 가득 메운 2천명의 선교의 열매들과 함께 벅찬 감동의 시간들을 가지게 되었다.

   
▲ 한ㆍ호선교 1백20주년 기념예배에서 필자와 호주 연합교단 맥크레이 총회장.
그 때 그 대회를 섬긴 것이 계기가 되어 1989년 10월 2일 부산대회를 마치고 2주 뒤에 있었던 호주대회를 위해서 시드니에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리고 20년 뒤인 2009년은 호주선교 1백20주년이 되었고 총회는 다시 호주 연합교단과 함께 한ㆍ호 선교 1백20주년 기념대회를 가지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총회 시에 한ㆍ호 선교 1백20주년 기념예배를 드리게 되었고 호주 연합교단 총회장과 함께 총회의 초청을 받고 참석해 수요일 저녁에 있었던 기념예배 순서 중 한 부분을 담당하는 기쁨도 있었다.

20년 전 1백주년을 맞아 간사로 섬기게 하셨는데, 20년이 지난 1백20주년에도 우연히 시드니 교역자 협의회 회장을 겸하고 있었기에 호주 연합교단 총회장과 함께 호주 공동 대회장으로 섬기는 영광스런 은혜를 입게 되었다.

그러나 개인적 의미를 넘어선 더 큰 일을 행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지난 번 잠시 언급한 바가 있듯이 통합 합동 고신 기장 4개 교단 총회장이 한 자리에 함께 모이게 되었다. 그리고 이 역사적 의미가 있는 한ㆍ호 선교 1백20주년 기념대회를 시드니 동산교회에서 가지게 된 것이다. 호주 정부에서도 장관과 시장이 참석했고, 전ㆍ현직 호주 총회장 등이 참석해 한국선교를 위해 헌신했던 선교사들의 노고를 기리는 기념대회를 거행하게 되었다. 이 대회 취재를 위해서 먼 호주까지 오신 기독공보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비교적 최근 통계에 의하면, 기독교 문화가 편만한 호주의 기독교인이 65%정도라고 발표한 적이 있었다. 가톨릭, 성공회 그리고 연합교단 순인데 이들 중에 교회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사람들은 약 6%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교인 평균 연령이 60대 이상인 호주 교회의 10년, 20년 뒤를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조금의 위안을 삼는 것은 한 때 복음의 어머니였던 호주에 보내신 젊은 이민자 교회들을 통해 복음의 사명을 조금이나마 감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호주의 디아스포라를 향한 또 다른 부르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호주에 있는 많은 한인 목회자들과 이민교회들이 호주의 이런 현실을 안고 피나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평안한 호주 시드니이지만 숱한 아픔을 지닌 이민자들의 가슴과 세속화되어가는 호주를 끌어안고 몸부림치는 이민교회 목회자들을 보면 존경 그 이상의 어떤 표현을 찾고 싶다.

오늘도 거친 이민목회 현장에서 사역하는 동역자들을 보면서 '하나님 저 친구 보고 계시지요?'하며 이민교회의 하루를 또 열어본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