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 돌보는 안식처"

[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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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15일(목) 10:08

 
한경직 목사님의 생애는 청빈과 겸손과 사랑의 정신으로 가난하고 소외되고 불우한 이웃들의 안식처와 친구가 되어 주셨고, 한국교회와 민족이 어려움을 당할 때는 온화한 미소와 인자한 모습으로 화해와 일치를 가져 올 수 있도록 기도하며 앞장서 주셨다. 그리고 민족의 통일과 평화를 위하는 일에는 누구보다 앞장서 그 일들을 주도하시면서 세계평화와 선교를 위해 한 알의 썩어지는 밀알과 녹아지는 소금이 되어 주셨다. 그래서 그 분은 한국교회와 그 지도자들이 교파를 초월해서 한마음으로 존경하는 지도자로 모시고 따랐다.
 
1992년에 목사님은 세계적인 종교지도자에게 주어지는 종교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템플턴상을 수상하셨고, 주최 측은 이 상을 수여하는 이유로서 "일평생 복음전파와 사회봉사 활동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데 온 몸을 바쳐 헌신하신 세기적 사도"라고 그 분의 생애와 인격을 함축해서 언급하였다. 상을 받으신 후 수상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간의 삶에는 믿음, 소망,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이 중에서도 사랑이 가장 중요합니다. 진정한 세계평화는 원수를 용서하시는 종교적 사랑만으로 가능합니다"라고 말씀하시고, 상 받으신 것을 축하하는 각계지도자들이 베푼 축하예배 답례에서는 "먼저 나는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나는 신사참배를 했습니다. 이런 죄인을 하나님이 사랑하고 축복해 주셔서 한국교회를 위해 일하도록 이 상을 주셨습니다"라고 눈물어린 모습으로 자신의 죄를 고백하셨을 때, 장내는 숙연했다.
 
"한경직 목사님은 한국교회를 대표할 만한 목사님, 한국교회 오늘의 체질을 굳혀 놓으신 목사님, 겸손과 경건으로 목회에 임하시되, 무리와 지나침이 없이 상식과 형평을 유지하셨던 목사님, 전쟁터에서 실제 구호사역을 하시면서 몸에 젖은 인간애의 숭고한 모습의 목사님, 일제치하와 공산치하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복음주의 신앙노선을 끝까지 지켜 오신 목사님"이라고 교회사가 민경배 박사님은 말씀하였다.
 
한경직 목사님이 하나님의 품으로 가신 그해 2000년 10월 30일 숭의학원은 개교 97주년을 맞이하여 새로 부임한 윤순희 이사장님 내외분이 숭의학원 재건에 공헌하시고 건학 이념을 지켜오게 하신, 한경직 목사님의 신앙과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남산을 등에 업은 학원 뒷동산 터전에다 아름답게 '한경직 목사 기도동산'을 조성하고 화강석 십자가와 그 아래 오석(烏石)으로 된 성경책, 그 오른편에 대리석에 천연색으로 된 목사님의 기도하는 인자한 모습을 넣고, 그 아래 "하나님 아버지! 우리의 신령한 눈을 열어 골고다 언덕에 세워진 십자가를 바라보게 하시며, 부드러운 사랑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은혜를 주옵소서. 아멘"이라는 기도 내용을 넣었다.
 
숭의여자대학(교목실장 역임)을 정년은퇴하기 전까지는 대학에 출근하는 날이면 먼저 목사님의 기도동산에 올라가 인자한 모습을 뵙고, 때로는 어루만지며 먼지도 털어 드리고, 한참 기도를 드리고 나서, 연구실로 돌아오곤 하였는데, 은퇴 후에는 내 뒤를 이어 대학을 섬기는 둘째아들 김경철목사가 이 기도를 계속하고 있다.
 
1995년 필자의 3번째 수상집 '역사의 교훈'추천사에서 "… 내일 일을 가늠하기 힘든 격변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바쁘게 살아오고 앞으로 살아갈 갈급한 심령들에게 생수와 같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간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학과 신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또는 교회의 시무장로와 국제전도협회 회장으로 대학과 교회, 지역사회에서 학문과 신앙으로 이웃을 위한 전도와 봉사자로 살아온 김 장로는 참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하게 감당해온 산거울이라 생각한다"고 제자에게 격려와 교훈을 주신 스승님!, 매사에 믿음, 소망, 사랑의 정신으로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5:16-18)는 말씀으로 가훈을 정하여 주신 목사님! 그 말씀 길이길이 간직하여,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웃을 섬기며, 남은 여생을 더 한층 바르고 참되게 살아가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상태
장로ㆍ전 숭의여대 교수ㆍ면목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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